공공시설 및 공간의 방역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 손잡이도 마찬가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쇼핑 카트 손잡이를 소독하는 '슬리볼(SLIBALL)'
자외선(UV-C) 소독·동전 활용 등 고려할 만한 아이디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UV-C 활용한 '휴대형 자외선 바이러스 제거장치' 선보여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해제됐다. 일부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장소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약 3년여 만에 얻게 된 일상으로의 복귀라는 의미는 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이 남긴 경험, 혹은 일종의 교훈이 작용해서 예전과는 다른 습관들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당장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즐기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당분간 마스크를 유지하겠다는 사람이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비단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통한 분명한 장점을 경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공공시설 또는 공간에 대한 방역은 앞으로도 중요한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는 불특정 다수가 당연히 그리고 빈번하게 사용하는 손잡이도 포함될 수 있다.

슬리볼(SLIBALL) / 신유 예 비핸스 페이지 갈무리
슬리볼(SLIBALL) / 신유 예 비핸스 페이지 갈무리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산업디자이너 신유 예(Xinyu Ye)는 최근 온라인 포트폴리오 사이트 비핸스(Behance)를 통해 마트의 쇼핑 카트 손잡이를 소독할 수 있는 '슬리볼(SLIBALL)' 콘셉트를 선보였다.

쇼핑 카트는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지만 그만큼 소독을 하는데 번거롭고 불편한 측면이 있다. 고객이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물티슈를 사용하거나 알코올을 이용해서 닦을 수도 있겠지만 끈적끈적함이나 축축함이 동반되면 효과는 떨어지고 불쾌감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슬리볼 구성 / 신유 예 비핸스 페이지 갈무리
슬리볼 구성 / 신유 예 비핸스 페이지 갈무리

신유 예가 제안한 슬리볼은 쇼핑 카트 손잡이가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을 가지고 있는 구형(球形)의 기기다. 여기서 핵심 아이디어는 슬리볼에서 나오는 자외선(UV-C) 빛으로 소독을 한다는 점이다. UV-C는 바이러스·박테리아·곰팡이균 등 유해균을 살균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기존 살균 기기 등에 많이 활용된다.

슬리볼 구상 과정 및 사용방법 / 신유 예 비핸스 페이지 갈무리
슬리볼 구상 과정 및 사용방법 / 신유 예 비핸스 페이지 갈무리

디자인에는 사용상의 편의성도 포함되어 있다. 슬리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트 잠금을 풀 때 동전을 사용하는 것처럼 동전을 넣으면 되는데, 살균 작업이 완료된 뒤에는 마찬가지로 동전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도입되거나 완성형 제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와 살균기 전문업체 썬웨이브가 협업해서 손잡이에 LED 살균기가 장착된 특수 카트를 시범 운영하는 '라이트 세이버(Light Saver)'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고객이 손잡이를 터치하면 인체에 무해한 LED 살균기가 작동, 405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UV 살균 광선이 배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파손과 고장이 잦은 카트의 특성 등을 이유로 정착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은 '휴대형 자외선 바이러스 제거장치' 개발을 알렸다. 이 장치 역시 액체형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고 UV-C 영역의 275nm 파장대의 자외선을 내리쬐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비접촉 방식으로 운용된다.

휴대형 자외선 바이러스 제거장치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휴대형 자외선 바이러스 제거장치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철도연이 케이알바이오텍 질병제어연구소를 통해 진행한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사멸 성능 테스트에서는 1초 이내에 99.9% 사멸시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화재 위험성이나 냄새 등 잔류물이 없고, 가로 53cm·세로 15cm·높이 23cm 크기에 1.8kg의 무게로 운용상의 편리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대형 자외선 바이러스 제거장치'는 대중교통 손잡이나 의자 등을 살균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천장의 고정형·드로이드 탑재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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