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와 수자원 협력 MOU 체결,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CES에 참가한 기업들의 약진
스마트폰 활용 누수 확인 기술·수질정화 및 관리 로봇·소형 수소 발전 시스템 등
가전기업과 식음료기업의 물맛 연구와 경쟁 지속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SBS에서 꾸준히 방송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물은 생명이다'. 20년이 넘은 프로그램 제목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더 어울리고 와닿는 문구라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시대는 환경의 기본이자 마시는 물에 대한 문제를 넘어 물을 통한 수소 연료·스마트 시티 등 인류의 발전방향과 관련된 범위가 그 어느 분야보다 크기 때문이다.

결국 물을 활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만큼 활발한 활동과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아부다비에 친환경으로 설계해 건설중인 '마스다르(Masdar) 시티'를 방문해 스테판 세브란스(Stephen Severance) 마스다르 건설단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사진=환경부 제공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이트(UAE) 방문에서도 사례가 있다. 윤 대통령을 수행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수하일 알 마즈루이(Suhail Al Mazrouei) UAE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을 만나 '한-아랍에미리트 수자원 협력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MOU에는 해수담수화·스마트 물관리·수자원 모델링·기후변화 및 물부족 공동대응 등에 관한 협력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현재 UAE는 약 2조 원에 달하는 4개의 해수담수화 시설 사업을 진행 중인데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14개 국내 물 관련 기업과 함께 참여했다. 함께한 기업 7개 기업이 8개의 'CES 2023 Innovation Award(혁신상)'을 수상, 680여 건의 수출 상담과 900만 달러의 계약 협의 등이 이루어질 만큼 나름의 성과를 이뤘다.

위플랫의 지능형 누수관리 시스템(NELOW) / 위플랫 홈페이지 갈무리
위플랫의 지능형 누수관리 시스템(NELOW) / 위플랫 홈페이지 갈무리

혁신상을 수상한 위플랫(WI.Plat)은 K-water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업체로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서 수도관 누수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전 세계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누수음을 5초 정도 녹음한 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플랫폼에 전송하면 AI가 누수 여부를 판별해 주는 기술이다.

누수는 싱크홀이나 대형사고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측정에 필요한 산업용 비파괴 검사 초음파 장비가 해외 소수 업체를 독점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위플랫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냈다.

아트와(ARTWA)와 에코피스(eco-peace)는 수질정화 및 관리 로봇을 선보였다.

(왼쪽) 아트와 제품군 (오른쪽) 에코피스 제품군 / 각사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 아트와 제품군 (오른쪽) 에코피스 제품군 / 각사 홈페이지 갈무리

'환경 문제를 아름답게 해결하자'('Art on the Water'의 약자)라는 의미를 사명에 담은 아트와는 저수지나 호수 등 수자원의 수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륙양용 자율주행 '로봇 뷰:립(BEAU:LEAF)'을 개발했다. 장애물 극복은 물론 필요와 용도에 따라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기 위해 수륙양용의 형태를 적용했는데, 크레인 등 중장비나 배를 이용하는 기존의 방식에 비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에코피스는 소위 로봇 청소기와 같은 모습으로 담수지역을 부유해서 돌아다니며 수질을 모니터링하고 오염을 제거하는 로봇들을 만들었다. 빅데이터·AI·로봇 기술이 결합한 형태로 이미 1만 8천여 담수 시설 수질을 관리·정화하고 있다.

워터스테이션 / 케이워터크래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워터스테이션 / 케이워터크래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수소에너지 기업 케이워터크래프트는 에너지 자립형 소형 수소발전 시스템 '워터스테이션(WATER STATION)'으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워터스테이션은 태양전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수전해장치를 가동해서 수소를 생산, 이를 정제 및 저장하고 연료전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저장·공급하는 그린수소 발전기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의 물 맛 연구와 경쟁은 여전하면서도 흥미로운 분야다. 코웨이가 자체 R&D센터에서 운영하는 '물맛 연구소', SK매직의 수질 전문 기술 연구소인 '환경분석센터'는 수질을 분석하고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원 LG스마트파크 물과학연구소에서 물성분 분석을 위한 전문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뿐만 아니라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R&D센터에서는 ‘물과학연구소’와 '식품과학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 물과학연구소는 한국인정기구(KOLAS)로 부터 인정받은 국가공인 수질시험 기관으로 차세대 필터·위생 솔루션·정밀 수질 분석 등에 관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물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곳들은 '워터소믈리에(Water Sommelier)' 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함께한다. 미각과 후각 등을 동원해 고객이 느낄 물의 맛과 품질을 확인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기념하여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주최로 열리는 ‘먹는 샘물·정수기 물맛 품평회’가 매년 열리고 있다. 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부문별로 심사(2022년 기준 7개, 국내 스틸워터·해외 스틸워터·국내 탄산수·해외 탄산수·국내 해양심층수·국내 염지하수·정수기 부문)를 진행하고 종합 순위와 부문별 순위를 발표한다.

한편, 최근 국제식음료품평회(International Taste Institute, ITI) 주관으로 진행된 평가에서는 제주삼다수와 딥스워터가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기도 했다. ITI 품평회는 세계 각국 200여 명의 셰프와 소믈리에 등 미각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 엄격한 블라인드 심사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 한국수자원학회 학술발표회 '글로벌 물시장 현황 및 전망' 발췌
2020 한국수자원학회 학술발표회 '글로벌 물시장 현황 및 전망' 발췌

영국의 물 전문 조사 기관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가 2019년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세계 물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천 34억 달러 규모(약 992조 원)이며, 2024년까지 연평균 3.4%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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