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전통음식 카트메르의 주재료 피스타치오
미 식품의약국의 '완벽한 단백질' 정의 부합
풍부한 식이섬유·건강한 지방·비타민 B6·항산화 성분 등이 모두 담겨있어
적정 섭취량 하루 30알 안팎, 으깨거나 구워 간편하게 섭취하기에도 좋아

여행에 있어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더욱이 튀르키예 같은 미식으로 유명한 나라를 가게 된다면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데, 카트메르(Katmer)는 반드시 포함해야 할 메뉴 중에 하나다.

카트메르 / 터키음식애호가닷컴(turkishfoodie.com) 갈무리
카트메르 / 터키음식애호가닷컴(turkishfoodie.com) 갈무리

유네스코 미식 분야 창조도시(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in the field of Gastronomy)로 뽑힌 튀르키예 남동부의 가지안테프(Gaziantep)의 대표 메뉴이기도 한 카트메르는 피스타치오가 중요한 재료다. 왜냐하면 얇은 밀가루 반죽에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와 카이막(Kaymak) 크림을 넣고 튀겨내고 위에 다시 한번 피스타치오를 뿌려서 완성하기 때문이다.

가지안테프에서는 카트메르를 신랑의 아버지가 결혼식 다음날 아침에 신혼부부와 신부의 집으로 보내는 전통이 있는데 달콤한 결혼과 결혼식 피로를 씻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오랫동안 튀르키예에서 사랑받은 메뉴로 주재료인 피스타치오의 의미도 남다르다.

우리 영양사는 피스타치오에 열광한다. 이것이 여러분에게 좋은 5가지 이유입니다 / 리얼심플 갈무리
우리 영양사는 피스타치오에 열광한다. 이것이 여러분에게 좋은 5가지 이유입니다 / 리얼심플 갈무리

얼마 전 미국 매체 〈리얼 심플(Real Simple)〉에서는 피스타치오의 건강상의 이점 5가지를 설명하는 기사가 실렸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피스타치오가 완벽한 단백질·풍부한 식이섬유·건강한 지방·비타민 B6·항산화 효과 등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모든 필수아미노산이 적절한 양으로 함유된 음식'을 완벽한 단백질로 정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구운 피스타치오는 완벽한 단백질에 충족하는데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아미노산 9가지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와 건강한 지방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포만감을 유지시켜 다이어트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엘리스 노스(Elise North)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신진대사 오픈(Metabolism Open)〉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피스타치오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를 낮춰주며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5세 젊은 남성 2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피스타치오 섭취량을 달리한 두 그룹과 물만 섭취하는 대조그룹을 만들고, 운동 직전·직후와 운동 후 24시간·48시간·72시간이 지난 뒤의 혈액을 채취해 각종 혈액 건강 지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피스타치오를 섭취한 그룹의 LDL 수치가 낮았는데 연구팀은 피스타치오의 식물성 스테롤·식이섬유·불포화 지방 등이 신진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비타민 B6는 균형 잡힌 식단의 주요 영양소로 빈혈을 예방하고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춘다. 근육 생성에 좋은 식물성 단백질 식품으로 피스타치오가 선호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가 비타민 B6가 아미노산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피스타치오의 상대적으로 높은 활성산소 흡수능력과 세포 항산화 능력 / 미국 피스타치오 협회 갈무리
피스타치오의 상대적으로 높은 활성산소 흡수능력과 세포 항산화 능력 / 미국 피스타치오 협회 갈무리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된 코넬 대학의 연구에서는 피스타치오의 항산화 성분이 블루베리·체리·비트 등 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활성산소 흡수능력(oxygen radical absorbance capacity, ORAC)과 세포 항산화 능력(Cellular antioxidant activity, CAA)이라는 두 가지 분석방법으로 피스타치오의 수치를 측정했는데 이전 연구에서 알려진 대부분의 항산화 식품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연구진은 피스타치오에 특히 비타민 E 계열의 β-토코페롤과 γ-토코페롤, 루테인·제아잔틴 등의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 항산화 물질이 세포에 독성을 일으키지 않으며 유방암·간암·대장암 세포 성장을 억제한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피스타치오 /사진=픽사베이

재밌는 것은 피스타치오는 크게 3가지 색깔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각 함유하고 있는 영양소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속껍질은 보라색을 띠고 있는데 안토시아닌(anthocyanin)으로 인한 색이다. 안토시아닌은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pigallocatechin gallate, EGCG)와 마찬가지로 항산화·항염 작용에 탁월하다. 피스타치오 알맹이 겉면이 노란색과 초록색을 띠는 것은 루테인과 제아잔틴, 가장 안쪽이 노란색은 것은 EGCG로 인한 것이다.

피스타치오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30알 안팎이다. 유제품이나 아이스크림에 으깨서 뿌려 먹거나 구운 피스타치오를 샐러드에 섞어 먹는 것도 좋다. 리조또나 수프, 롤 등에 넣는 것도 방법이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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