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분해하는 촉매제 개발에 도움될 것"
UNIST 조재흥 교수 연구팀, 알데히드 산화 반응의 새로운 경로 규명
지난 4일 미국화학학회지 JACS 게재

우리의 일상생활을 포함해 정유산업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유독물질인 알데히드(Aldehyde)는 공기 중에 섞이면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우리 몸 안에서는 유전자 독성을 갖고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발암성 물질이다.

예를 들어 생체 내 알코올 분해 대상 과정에서 부산물로 형성되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알데히드를 분해하는 것은 환경화학생화학 분야에서 중요하게 인식되어 왔다.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알데히드 해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참여하는 효소군, ALDH)는 알데히드를 산화시켜 카복실산(Carboxylic acid)을 생성하는 효소이며, 알코올의 대사과정에서 형성된 알데히드를 산화시켜 그로 인한 독성, 발암성 및 DNA 손상등을 방지한다.

하지만 합성 유기 화학이나 산업 분야에서는 알데히드를 산화시키기 위해 과망간산칼륨(KMnO4), 다이크로뮴산(K2Cr2O7)과 같은 강한 산화제를 필요로 했고, 반응 개시를 위해 친핵체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자가 풍부한 구조의 알데히드 화합물은 산화시키기 매우 어려웠다.

UNIST 조재홍 교수 연구팀, 더 쉽게 산화시켜 전환하는 촉매 설계법 개발

UNIST 화학과 조재홍 교수 연구팀 /사진=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알데히드 산화 반응의 새로운 경로를 규명해 유해물질 분해하는 촉매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이용훈) 화학과 조재흥 교수 연구팀이 그 주인공들이다. 19일 연구팀은 알데히드를 카복실산으로 수월하게 산화시킬 수 있는 촉매 설계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조재흥 교수 연구팀 정동현 연구원과 김효경 박사과정학생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자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논문명 'Oxidation of Aldehydes into Carboxylic Acids by a Mononuclear Manganese(III) Iodosylbenzene Complex through Electrophilic C–H Bond Activation'로 게시되었다.

미국화학회지(JACS) 해당 연구 갈무리

친핵체의 도움 없이도 알데히드를 카복실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금속 촉매

알데히드를 산화시키기 위해서는 과망간산칼륨(KMnO4) 등과 같은 강한 산화제가 필요하거나 강한 염기 조건을 통한 불균등화 반응을 일으켜야 한다. 반응을 개시하기 위한 친핵체(화학반응에서 화학 결합을 형성하기 위해 전자쌍을 주는 화학종)도 필요한데, 연구팀은 온화한 조건에서 친핵체의 도움 없이도 알데히드를 카복실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금속 촉매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금속효소의 모델촉매로서 망간-요오드실벤젠 종을 합성하고 분광학적 특성과 탄소-수소 결합 산화반응성에 대하여 보고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금속-활성산소 종(Metal-reactive oxygen species, 생체 내에서 유기 분자의 물질대사적 변환에 사용되는 금속 효소의 활성 자리를 이루고 있는 전이금속 착물)'을 이용한 알데히드의 카복실산으로의 산화 반응을 연구한 사례는 없었다는 것.

망간-요오드실벤젠 종의 알데히드 산화 반응 도식 (망간-요오드실벤젠 종은 알데히드와 반응하여 카복실산으로 산화시킨다. 반응속도론 연구를 통해 알데히드 산화 반응은 친전자성 탄소-수소 결합의 활성화를 통해 진행한다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과량의 요오도소벤젠 산화제의 존재하에 망간 요오도실벤젠 종은 알데히드 산화 반응을 촉매한다.) /연구그림=UNIST 제공

자연계에서 금속 효소는 외부의 산소와 전자를 이용해 ‘금속-활성산소 중간체’를 형성하고, 이 중간체가 유기물의 산화 반응에 직접 관여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요오도소 벤젠을 통해 ‘망간-요오도실벤젠 종’을 합성하고, 이 물질이 알데히드의 산화 반응에 관여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또한 반응속도론 연구를 통해 새로운 알데히드 산화 반응 기작을 제시했다.

조재흥 화학과 교수는 “생체 모방 화학을 통해 합성한 ‘망간-요오도실벤젠 종’의 수소화이온 흡수 성질을 통해 새로운 알데히드 산화촉매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환경 및 산업 분야에서 환경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촉매의 개발과 알데히드의 다양한 작용기로의 전환을 연구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알데히드의 카복실산 전환반응을 통해, 환경적으로 유독한 알데히드 화합물에 대해 효과적으로 산화시킬 수 있는 촉매 개발과 알데히드의 고부가 가치의 화합물로의 전환 연구로서 발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높은 산화 능력을 가진 망간 촉매에 관한 연구는 환경 화학뿐 아니라 의약품 산업에서도 중요하며, 금속-요오드실벤젠 종의 알데히드 산화반응 연구를 통해 금속효소의 반응 기작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기대된다.

한편, 조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석탄이나 경유, 휘발유 등을 사용할 때 나오는 유독 물질인 ‘안트라센'(anthracene)을 더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촉매 설계법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속-활성산소 종인 ‘망간-하이드록소 종’이 유독성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인 안트라센을 분해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 반응이 전자 전달 메커니즘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도 규명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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