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알보니 가브리엘, 환경오염에 관한 화두 새긴 망토 둘러
성장 환경에서 얻은 깨달음을 표현한 드레스 입은 태국 대표
비트코인 모형의 엘살바도르 대표는 지탄, 천사를 모델로 전사를 묘사한 우크라이나 대표도 화제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제71회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종료됐다. 전 세계 84명의 대표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1위는 필리핀계 미국인 알보니 가브리엘(R'Bonney Gabriel)에게로 돌아갔다.

알보니 가브리엘 수영복 심사 장면 / CBS뉴스 갈무리
알보니 가브리엘 수영복 심사 장면 / CBS뉴스 갈무리

28세인 개브리얼은 "나이가 여성을 정의하지 않는다"라는 우승 소감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는데, 대회 중에는 독특한 수영복으로 눈길을 끌었다. 모델이자 친환경 의류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그는 수영복 심사에서 오렌지색 수영복과 함께 손수 제작한 망토를 둘렀다. 이 망토에는 '지금 아니면 언제?”(If Not Now, Then When)'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미스 텍사스와 미스 USA를 거쳐 미스 유니버스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는 꾸준히 지구를 구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는데 망토 역시 이런 메시지를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불사조가 재 속에서 솟아오르는 이야기에서 착안했다고 미스 유니버스에 오른 직후 밝히기도 했다.

숨겨진 귀중한 다이아몬드 드레스 / SMNI 페이스북 갈무리
숨겨진 귀중한 다이아몬드 드레스 / SMNI 페이스북 갈무리

그런가 하면 참가자 중 태국 대표인 안나 수에앙감이암(Anna Sueangam-iam)은 캔 음료 고리로 만든 드레스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이브닝 가운 심사에서 입고 나온 '숨겨진 귀중한 다이아몬드 드레스(Hidden Precious Diamond Dress)'는 알루미늄 캔 음료 고리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결합한 업사이클링 드레스다.

수에앙감이암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드레스는 내 어린 시절의 친숙한 환경에서 영감을 얻었다"라고 밝히며, "쓰레기를 줍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 내 삶은 쓰레기 더미와 재활용품 사이에 있었다. 이 드레스는 많은 사람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맞춤 제작되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왼쪽)엘살바도르 대표 (가운데)미국 대표 (오른쪽)우크라이나 대표 / 피플 갈무리
(왼쪽)엘살바도르 대표 (가운데)미국 대표 (오른쪽)우크라이나 대표 / 피플 갈무리

이번 대회 전통 의상 경연에서는 논란과 색다른 관심을 낳은 의상들도 있었다. 엘살바도르 대표는 비트코인을 상징하는 모형 봉을 들고 나타났는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결정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의 상황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다는 지탄을 받았는가 하면, 우승자 가브리엘이 미국을 대표하며 선보인 의상에 대해서 러시아 방송국은 '미국 패권주의의 상징'이라고 지적하고 나서기도 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 대표는 '대천사 미카엘(Archangela Michael)'을 모델로 한 '전사'로 변신해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이번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지난해 주인이 바뀐 후 처음 치러진 대회다. 세계적인 이벤트·연예 기획사인 IMG월드와이드에서 2015년부터 가지고 있던 대회 운영 및 소유권이 지난해 10월 태국의 성전환 여성 사업가 짜끄라퐁 짜끄라쭈타팁이 경영하는 JKN글로벌그룹으로 넘어간 이후 열린 첫 대회인 것이다. JKN글로벌그룹은 미스유니버스 조직 위원회(MUO) 지분을 2천만 달러(약 250억 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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