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동시에 가격 인하 단행한 테슬라
가격 하락폭 가장 큰 중국.. 미국 다음 시장이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고전
한국과 일본에서의 가격 인하는 2년만
중국 기존 차주들 가격 인하에 반발하며 항의 시위

테슬라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지난주 한국·중국·일본·호주 등에서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동시에 내린 것으로 중국에서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테슬라 모델 Y / 테슬라 차이나
테슬라 모델 Y / 테슬라 차이나

테슬라 중국 법인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 3의 시작가를 26만 5900위안(약 4920만 원)에서 22만 9900위안(약 4254만 원)으로 낮췄다. SUV인 모델 Y의 시작가격은 28만 8900위안(약 5345만 원)에서 25만 9900위안(약 4808만 원)으로 인하됐다. 이는 미국 현지의 가격과 비교했을 때 모델 3는 약 30%, 모델 Y는 43%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중국 내에서의 판매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중국은 테슬라 입장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세계 매출의 약 23%를 올리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중국 내 판매량이 내리막길에 들어서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가 중국에서 인도한 신차규모는 5만 5800여 대로 전월 대비 44%, 전년 동기 대비 21%의 감소 폭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의 약진도 테슬라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지난 12월 테슬라의 4배가 넘는 실적으로 중국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비야디(BYD)를 비롯 샤오펑(小鵬), 상하이GM우링자동차(SGMW) 등이 점유율을 높이며 테슬라와 격차를 만들고 있다. 더욱이 이들 회사들은 별다른 가격 인하도 없이 경쟁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약 10%씩 인하했다. 모델 3 후륜구동(RWD) 모델은 596만 4000엔(약 5660만 원)에서 536만 9000엔(약 5095만 원)으로, 모델 Y의 후륜구동 모델도 643만 8000엔(약 6110만 원)에서 579만 9000엔(약 5503만 원)으로 인하했다.

테슬라 모델 3 / 테슬라 코리아
테슬라 모델 3 / 테슬라 코리아

우리나라는 모델에 따라 600만 원에서 1165만 원까지 인하에 나섰다. 모델 3 후륜구동 모델은 7034만 원에서 6434만 원으로, 사륜구동 모델은 9417만 5000원에서 8817만 5000원으로 각각 600만 원씩 가격을 내렸다. 모델 Y 퍼포먼스는 1억 473만 1000원에서 9473만 1000원으로 1000만 원 내렸고, 모델 Y 롱레인지는 9664만 9000원에서 8499만 9000원으로 1165만 원 가격을 낮췄다. 테슬라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은 2년 만이다.

가격 인하에 항의하는 중국 테슬라 차주들 / 로이터 갈무리
가격 인하에 항의하는 중국 테슬라 차주들 / 로이터 갈무리

판매 부진과 점유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한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일단은 상하이·베이징·선정·청두 등 주요 도시 테슬라 매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주들의 난동부터 잘 해결해야 할 듯 보인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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