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약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생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 병력이 있을 경우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높아진다는 연구 잇따라
백신 접종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상당한 통증과 함께 찾아오는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영유아기 때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 Varicella-Zoster Virus)가 침투해서 잠복해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절을 따라 발병하게 된다.

대상포진 /사진=삼성서울병원, John Pozniak
대상포진 /사진=삼성서울병원, John Pozniak

아무래도 신체가 약해지는 고령층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그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환자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48만 명 수준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10년 만에 72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대상포진을 겪을 경우 나중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다.

대상포진과 심혈관질환의 장기 위험 / 미국심장협회저널 홈페이지 갈무리
대상포진과 심혈관질환의 장기 위험 / 미국심장협회저널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미국심장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발생 위험이 뇌졸중은 38%, 심장질환은 25%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 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20만 명이 넘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최장 16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3천600여 명이 뇌졸중, 8천여 명이 심장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연령·건강 상태·체중·운동습관·흡연 등을 감안한 분석 결과, 대상포진을 겪은 후 5~8년 정도가 됐을 때 뇌졸중이 가장 빈번했고 심장질환은 9~12년 정도에 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대상포진이 심뇌혈관질환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등의 생물학적 문제는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예방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대상포진은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 미국심장학회지 홈페이지 갈무리
대상포진은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 미국심장학회지 홈페이지 갈무리

우리나라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연구팀도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미국심장학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은 35%, 심장마비 발생 위험은 59%,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41%씩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약 52만여 명의 환자를 추적 조사한 이 연구에서 대상포진 사례는 2만 3천여 건이었다. 이를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여성일 가능성이 높고, 전반적으로 고령·고혈압·당뇨병·높은 콜레스테롤이라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연구팀이었던 김성한 박사는 "대상포진 환자의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대상포진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 증가에 대해 인식할 필요는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방법은 예방접종과 생활습관 개선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젊을수록 효과적이지만 60세 이상이더라도 충분히 발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더욱이 백신을 맞은 사람은 대상포진을 앓게 되더라도 대부분 증상을 경미하게 겪게 되기 때문에 권장된다.

대상포진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데는 아무래도 나쁜 생활습관에 원인이 있다. 일상에서 스트레스 관리와 적당한 휴식에 신경 쓰고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 역시 지양하는 것이 대상포진 예방에 좋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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