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이것이 균형 있게 영양이 충족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육류나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채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영양소들은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겨울철 건강관리 역시 잘 먹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법. 식단에 땅의 기운을 가진 영양의 보고(寶庫) 뿌리채소를 넣어보자.

◇ 당근

리스본 대학의 연구팀은 당근을 카로티노이드·플라보노이드·폴리아세틸렌·비타민 및 미네랄을 함유한 뿌리채소로 인정하며,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고 소개한다. 항산화제·항암제·면역강화제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당뇨와 콜레스테롤 및 심혈관 질환 저하, 고혈압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당근 및 종자 추출물의 영양 및 건강상의 이점 / 리서치게이트 갈무리
당근 및 종자 추출물의 영양 및 건강상의 이점 / 리서치게이트 갈무리

가장 주목할 것은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이 혈관 내피세포의 염증을 줄여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는 사실이다. 심혈관 질환이 높아지는 겨울에 매우 필요한 효능이라고 할 수 있다.

면역체계를 강화해 주는 비타민 C와 뼈에 좋은 칼슘과 비타민 K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게다가 〈BBC Good Food〉에서는 당근을 통해 섬유질을 섭취한 젊은 여성들을 관찰한 연구를 예로 들며 당근 섬유가 유익한 박테리아를 생성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내장 건강에도 바람직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 더덕

산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리는 더덕은 사포닌(saponin) 성분이 핵심이다. 농촌진흥청은 사포닌 성분이 혈액순환과 원기 회복을 돕고 위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소개한다. 보다 주목할 것은 기관지 점막을 강화해 폐 기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

아무래도 겨울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기침과 가래가 늘고 천식 환자들도 어려움을 겪는다. 더덕은 이를 완화해 주는데 효과를 발휘하는데, <한국민속약>은 더덕이 '거담(祛痰, 가래를 없애는 치료법을 통틀어 일컬음)에 쓰인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더덕에서 분리한 란세마사이드 A의 코로나바이러스 외피막 융합 저해 활성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외피와 인체세포막 간의 막 융합을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온다.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면에 발현한 세포(녹색형광염색)를 인간 폐세포(적색형광염색)와 배양하면 두 세포 간의 막 융합에 이은 세포 융합을 관찰할 수 있다. 란세마사이드 A는 이러한 막 융합을 억제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내 감염을 차단하게 된다. / IBS 홈페이지 갈무리
더덕에서 분리한 란세마사이드 A의 코로나바이러스 외피막 융합 저해 활성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외피와 인체세포막 간의 막 융합을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온다.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면에 발현한 세포(녹색형광염색)를 인간 폐세포(적색형광염색)와 배양하면 두 세포 간의 막 융합에 이은 세포 융합을 관찰할 수 있다. 란세마사이드 A는 이러한 막 융합을 억제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내 감염을 차단하게 된다. / IBS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초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을 통해 더덕에서 천연항바이러스 효능을 찾아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여기에는 더덕에 함유된 ‘란세마사이드 A(Lancemaside A)’ 사포닌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 경로인 세포막 융합을 막아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 생강

생강을 단순히 향신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엄연히 차·절편·장아찌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뿌리채소이자 건강식품이다.

생강 /사진=픽사베이
생강 /사진=픽사베이

생강에 있는 진저롤(gingerol)은 몸속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담즙 분비를 촉진시켜 혈액 및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혈액의 점도도 낮추어 동맥경화 예방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 매우 적절하다.

존스홉킨스의 임상 영양사인 엠마 슬래터리(Emma Slattery)는 생강이 기본적으로 효율적인 소화를 촉진하며 메스꺼움과 팽만감, 가스를 완화시켜 준다고 소개한다. 또한 항산화제 효과를 발휘하고, 생강에 포함된 400여 가지 이상의 천연화합물에는 항염증제도 있다고 설명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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