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나온 '생리욕'용 빨간색 입욕제 '블러디 봄' 논란
낯선 생리욕 개념, 피를 연상시키는 색깔 등 부정적 반응 이어져
코카콜라의 흰색 캔, 하인즈의 녹색 케첩 등 색깔 변경 실패 사례도 있어

최근 일본에서는 새로 나온 입욕제가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드림즈(Dreams)'가 생리 중인 여성의 몸을 따뜻하게 하고 생리통 완화를 위해 만들었다는 입욕제 '블러디 봄(Bloody Bomb)'이 그것이다.

제1회 펨테크 도쿄 (Femtech Tokyo)에 전시된 '블러디 봄' / 드림즈 트위터 갈무리
제1회 펨테크 도쿄 (Femtech Tokyo)에 전시된 '블러디 봄' / 드림즈 트위터 갈무리

'생리욕(生理浴)'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면서 내놓은 이 제품은 심상치 않은 이름과 함께 새빨간 색이 지적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품에 대한 SNS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인데 가뜩이나 몸과 마음이 불편한 생리 기간에 피를 연상시키는 입욕제를 누가 쓰고 싶겠냐는 것이 대다수다. 오죽하면 제품 기획에 남자들만 있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하지만 제품 기획에 참여한 직원은 여성 3명과 남성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처음 제안한 직원도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전 사내 평가에서도 생리욕이라는 표현과 빨간색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역풍에 대해 현재 회사는 빨간색의 농도를 줄이거나 다른 색깔의 파우더 형태의 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빨간색 입욕제를 팔기보다 생리 중 목욕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확산시키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하며, 신중하지 못한 접근법과 소통의 순서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제품의 색이 주는 이미지와 스토리는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다루는 내용이다. 그만큼 제품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인데 색에 대한 시도와 변화의 파장은 상당히 크다. 그래서일까 이번 블러디 봄과 같은 초보적인(?) 사례도 있지만 큰 회사들의 흑역사도 있다.

흰색 캔 코카콜라와 녹색 케첩
흰색 캔 코카콜라와 녹색 케첩

대표적인 사례 중에 하나로 코카콜라의 흰색 캔 실패를 꼽을 수 있다. 2011년 미국 코카콜라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을 겨냥해서 3개월 한정 판매로 흰색 캔을 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이벤트는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한 달여 만에 무산됐다.

이런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코카콜라는 빨간색'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정체성과 다를 바 없는 색깔의 변화에 소비자들은 맛까지 달라졌다고 느낀다는 분석도 따랐다. 여기에 더해 흰색 캔이 기존의 다이어트 콜라인 은색 캔과 헷갈리기 쉽다는 문제도 작용했다.

전 세계 케첩 점유율 1위의 하인즈는 한때 녹색 케첩을 선보인 적이 있다. '블래스팅 그린(Blastin' Green)'으로 명명된 이 제품은 출시 초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이유는 케첩의 맛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장난으로 낭비되는 것에 엄마들이 지쳤기 때문이었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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