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4억3천만 명 이상이 난청 장애
12~34세 대상 연구, 청력 상실 위험 6억7천만~13만5천만 명 추정
"소음 유발이 큰 이어폰보다는 머리에 쓰는 헤드폰이 낫다"
음향기기 사용 시 최대 출력의 70% 이하로 사용

소음은 내이 청각기관의 기계적 또는 생화학적 손상을 일으켜 청각세포를 파괴하는데 소음성 난청은 조선소나 철공소, 총포류를 다루는 등 직업적 소음에 의한 특이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당신의 청력은 괜찮은가요? /이미지=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당신의 청력은 괜찮은가요? /이미지=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이어폰 등 장시간 개인용 청취 장치를 사용하거나 소음이 심한 노래방, 공연장 등에서 큰 소리에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그것이다. 청각 세포는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하기 때문에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면 근본적인 치료도 어렵다.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력손실 환자는 2012년 28만여 명에서 2017년 35만여 명으로 증가 추세다. 난청위험군 발생률은 100명 당 2.9명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4억3천만 명 이상이 난청 장애를 겪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십대나 청년들이 개인용 청취 기기 사용이나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시끄러운 음악 공연장 등에서 특히 취약하다. 

최근 영국 의학저널(BMJ)에 게시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12~34세를 대상으로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하고, 객관적으로 측정된 기기 출력 수준과 노출 길이에 대해 보고했는데, 35개의 레코드와 1만9046명의 참가자 데이터에 해당하는 33개의 연구 그룹이 포함되었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안전하지 않은 청취 관행의 유병률 및 글로벌 추정치 /BMJ global health 갈무리

분석 결과, 개인용 청취 장치 사용과 시끄러운 엔터테인먼트 장소에서의 소음 노출로 인한 안전하지 않은 청취 관행이 10대와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각 24%와 48%로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다는 것. 그러면서 연구팀은 잠재적으로 청력 상실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전 세계 10대 및 젊은이들의 수가 6억7천만~13만5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들의 추정치는 일부 국가와 지역의 인구통계학적 세부사항과 안전 청취에 대한 정책의 최근 변경사항과 같은 잠재적인 영향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안전한 청취 관행을 촉진함으로써 정부와 산업계, 시민 사회가 세계적인 난청 예방이 시급하다고 결론 내렸다.

전문가들은 난청이 국가적인 관리와 사회적인 관심으로 극복 가능한 장애라고 말한다. 

전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조형호 교수는 "과다한 소음은 전신 피로, 수면장애 외에도 불안감, 고혈압, 소화장애를 일으키며 학습 능률도 떨어뜨린다"라며 "소음 유발이 큰 이어폰보다는 머리에 쓰는 헤드폰이 낫고, 볼륨도 최대치의 7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이 소음성 난청 예방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귀  /사진=픽사베이

중이염에 걸리면 청각기능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청력 감소는 균형 감각 감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낙상 위험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청력의 감소는 뇌기능도 저하시켜 치매와 연관 있는 인지기능도 영향을 받는다고. 또한 잘 들리지 않으면 사람들과의 대화도 단절될 수 있고, 고립감이나 우울·불안감 등으로 정신건강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올초에는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연구팀이 2010~2012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20세 이상 성인 1만 5051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청력손실 사이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 영향으로 달팽이관이 퇴화해 청력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청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향기기 사용 시 최대 출력의 70% 이하로 사용하고, 대중교통 사용 시에는 이어폰보다 귀마개를 착용하는 게 좋다. 소음에 시달린 귀에 조용한 곳에서 휴식시간을 주어 회복할 수 있게 해 주고, 난청을 내버려 두지 않고 보청기를 통해 청각재활을 일찍 하는 등 청력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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