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배터리의 중요성도 마찬가지로 커지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배터리의 형태 즉 모양으로, 여전히 원통형·각형·파우치형의 배터리가 각각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통형·각형·파우치형 리튬 배터리와 구조 / Grepow 홈페이지 갈무리
원통형·각형·파우치형 리튬 배터리와 구조 / Grepow 홈페이지 갈무리

전통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원통형 배터리는 표준화된 규격과 설비가 형성되어 있어 빠른 생산과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지만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큰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각형 배터리는 다른 유형의 배터리보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제작 공정이 간소해 비용도 적게 들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한 것이 단점이다. 파우치형은 다양한 형태·가벼운 무게·높은 에너지 밀도가 장점이지만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하고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런 장단점 속에서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각형이 65%, 파우치형이 20%, 원통형이 1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인 만큼 안전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조건임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주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이엔플러스도 전기차(EV)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했다.

하지만 각형 배터리의 우위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인 테슬라가 기존 배터리 성능을 훨씬 상회하는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을 양산할 준비에 들어갔으며, BMW·볼보·재규어 등도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 시장 2위인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점도 고려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폐배터리 교체와 재활용의 용이성도 경쟁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폼팩터별 경쟁과 판도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가 아닌 자동차 디자인에서도 '각'이 화제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의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오는 그랜저가 추억의 '각그랜저'를 일부 계승했다는 현대차의 사전 설명이 흥미를 더욱 올려놓은 상황이었다.

(왼쪽)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 (오른쪽) 헤리티지 시리즈 1세대 그랜저 콘셉트카 / 현대차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 (오른쪽) 헤리티지 시리즈 1세대 그랜저 콘셉트카 / 현대차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차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엽 현대차디자인센터장(부사장)은 지난해 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그랜저에 대해 “1세대 각(角)그랜저의 오마주(헌사)일 것”이라는 예고를 내놓기도 했었다.

각그랜저는 1986년에 출시된 1세대 그랜저의 각진 외형을 빗댄 표현으로, 등장과 함께 당시 국내 고급차 시장의 최상위에 자리하며 그랜저의 명성을 만드는데 시작이 된 모델이다. 직선이 주는 고급스러움과 당시 최초로 적용한 기술들이 어우러져 있어 지금도 올드카 시장에서 가장 대우를 받기도 한다.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는 디자인만 공개되었고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대기 고객이 이미 8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과연 각그랜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세대에게 어필이 가능할지, 그리고 현대차에게 새로운 모멘텀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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