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해로움 감지해 뇌에 신호 보내는 것 이상으로 직접적으로 보호 점액 방출
"진통제 등 통증 차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로운 결과 고려해야"

통증(痛症)은 우리 몸의 해로운 존재를 감지하고, 잠재적인 위험 상황으로부터 피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 무언가 문제가 생긴 부위가 회복될 때까지 간접적으로 보호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통증이 단순한 신호나 경보 역할 이상으로 그 자체로 직접적인 보호의 한 형태라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 14일 Cell지에 발표된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에서 쥐 내장의 통증 뉴런이 정상적인 조건에서 보호 점액의 존재를 조절하고, 염증 상태에서 장 세포가 더 많은 점액을 방출하도록 자극한다고 밝혔다.

'Nociceptor neurons direct goblet cells via a CGRP-RAMP1 axis to drive mucus production and gut barrier protection(통각수용기 뉴런은 CGRP-RAMP1 축을 통해 잔 세포를 지시하여 점액 생성 및 장 장벽 보호를 유도한다)' /Cell 갈무리

이 연구는 통증 뉴런이 고블렛(goblet) 세포로 알려진 점액 함유 내장 세포와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 전달 경로(신호 케스케이드, signaling cascade) 단계를 상세히 설명한다.

"통증이 잠재적인 해로움을 감지하고 뇌에 신호를 보내는 고전적인 방법보다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선임 연구원이자 HMS 블라바트니크 연구소의 면역생물학 부교수 아이작 치우(Isaac Chiu)는 "이는 신경계가 단지 우리에게 불쾌한 감각을 주는 것 이상으로 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과 소화관 장벽 유지 및 염증 발생 시 보호 메커니즘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장과 기도에는 고블렛 세포로 가득 차 있는데, 유리잔 모양의 이 세포는 단백질과 당분으로 만들어진 젤 같은 점액을 함유하고 있다. 이 점액은 장기 표면을 마모와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이 연구에서 장내 고블렛 세포가 장에서 통증을 감지하는 뉴런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촉발될 때 보호 점액을 방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통증 뉴런이 없는 쥐가 보호성 점액을 덜 생성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을 관찰했으며, 통증 뉴런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고블렛 세포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연구 이미지 /Cell 갈무리

고블렛 세포 표면에 일종의 수용체(RAMP1)가 포함되어 있어 세포가 식이 및 미생물 신호뿐만 아니라 기계적 압력과 화학적 자극, 급격한 온도 변화에 의해 활성화되는 인접한 통증 뉴런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이 수용체들은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을 때 근처의 통증 뉴런에 의해 방출되는 CGRP라는 화학물질과 연결되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 RAMP1 수용체가 인간과 쥐의 고블렛 세포에도 존재해 통증 신호에 반응하도록 만든다. 또한 특정 내장 미생물의 존재가 내장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CGRP의 방출을 활성화시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캅사이신(capsaicin)과 같은 식이 요인도 통증 수용체 활성화로 보호 점액 방출시켜

미생물의 존재 외에도 식이 요인도 통증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강렬한 급성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추의 주성분 캅사이신을 쥐에게 투여하자 쥐의 통증 신경세포가 빠르게 활성화되어 고블렛 세포가 보호용 점액을 다량 방출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반면 통증 뉴런이나 CGRP에 대한 고블렛 세포 수용체가 없는 쥐는 장 염증의 한 형태인 대장염에 더 취약했다. 이는 장내 세균 불균형이 있는 사람들이 대장염에 더 잘 걸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통증 뉴런이 없는 동물에게 통증 신호 CGRP를 제공했을 때 쥐는 점액 생성이 빠르게 개선되었고 통증 뉴런이 없는 경우에도 쥐를 대장염으로부터 보호했다는 것이다.

"CGRP가 보호성 점액의 분비로 이어지는 신호 전달 경로의 주요 자극제임을 보여준다"

통증이 대장염과 같은 장의 만성 염증 상태의 일반적인 증상이지만 급성 통증도 직접적으로 보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통제 등 통증 차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로운 결과 고려해야"

연구원들은 진통제가 종종 대장염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증을 차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로운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장 염증 환자의 통증을 치료 및 차단하고 싶어 하지만 이 통증 신호의 일부는 신경 반사로 직접 보호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해를 입히지 않는 방식으로 통증을 주의 깊게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것은 CGRP의 분비를 억제하는 일반적인 편두통 약물이 보호 통증 신호를 방해해 장벽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블렛 세포는 장에서 항원에 대한 통로를 제공하고, 병원체로부터 장을 보호하는 항균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연구진은 통증 섬유가 고블렛 세포의 다른 기능을 조절하는지 여부를 궁금해하며, 이제 CGRP 신호전달 경로의 교란을 탐색하고,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가진 환자들에게 오작동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려 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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