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시각과 청각, 평형감각 등이 불일치할 때 발생...두통, 어지러움, 오심 등의 증상
냄새로 인한 멀미, 예민한 성격의 아이들이 멀미의 나쁜 기억 소환돼 조건 학습된 경우
멀미약, 교통수단 이용하기 전에 미리 약물 사용해야
연령과 용량이 약물에 따라 다르므로 사용 전 용법 바로 알기
멀미약 부작용은 졸음, 입 마름, 흐린 시야, 배뇨장애 등

3년 가까이 코로나19로 인해 소풍도 제대로 가지 못했던 아이들이 요즘은 학교에서도 체험학습 등 가을 나들이를 가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직장인이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엄마인 A씨는 오랜만에 소풍 가는 아이를 보며 기쁘면서도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은 아이의 심한 멀미라고 했다.

A씨 자신도 어릴 적부터 멀미가 심했으며, 지금도 차 냄새가 심하거나 할 때 멀미가 생기는데 아이도 동일한 증상이 있어 차 타고 갈 때마다 불편한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자동차 내부 /사진=프리픽(onlyyouqj)

멀미는 왜 생길까.

멀미(motion sickness)는 우리 몸의 시각과 청각, 평형감각 등이 불일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두통, 어지러움, 오심 등의 증상이다. 주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생기는데, 예를 들어 눈으로 감지된 움직임이 전정기관에 의해 감지된 것과 맞지 않을 때 생긴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귀에 위치한 전정기관은 차량 내부의 진동과 움직임을 느끼게 되는데 눈이 움직임을 감지하지 않더라도 전정기관이 상반된 정보를 뇌로 전달해 뇌의 구토 중추를 자극하면서 오심, 구토가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자극 전달에 히스타민(histamine)과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주된 역할을 한다. 멀미약은 이런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함으로써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냄새 때문에 멀미가 심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매연이나 기름 냄새, 환기가 잘 안 되는 차 내부 특유의 냄새나 청소가 안된 에어컨 등의 꿉꿉한 냄새 등도 멀미를 유발한다.

이는 어릴 적부터 예민한 성격의 아이들이 멀미에 대한 기억과 차 안에서 났던 냄새의 기억이 먼저 소환돼 메스꺼움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는 이러한 '맥락 조건화'로 인해 두려운 요소와 연결된 냄새라는 중립적 요소가 두려운 기억으로 조건 학습된 경우라고 말한다.

자신이 가는 방향을 쳐다보고 있으면 시각과 청각, 평형감각이 모두 일치하게 돼 환경의 변화가 예측되고 편안하게 밖을 즐길 수 있는데, 안전을 위해 늘 뒷자리에 앉게 되는 아이는 마치 트라우마처럼 앞자리에 앉게 되기 전까지는 차멀미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 교수는 나쁜 기억을 딛고 일어서면 더 나은 좋은 경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나를 괴롭히던 나쁜 기억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우쳐 그 기억이 이제는 더 이상 두렵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멀미가 이미 시작된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흔들림과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이동을 멈추고 밖에서 걷거나 눈을 감고 쉬는 게 좋다. 이마에 찬 수건을 올려놓거나 차가운 물이나 탄산수를 소량 마신다.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관자놀이와 목뒤를 지압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멀미약에 대하여

멀미약은 멀미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키는 약물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전에 미리 약물을 사용해야 하며, 연령과 용량이 약물에 따라 다르므로 사용 전 용법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항히스타민제와 스코폴라민 모두 항콜린 작용(anticholinergic,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그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들에 의해 나타나는 작용)이 있어 이 공통적인 부작용으로 졸음, 입 마름, 흐린 시야, 배뇨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멀미에 사용되는 약물에는 주로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와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하는 부교감신경 억제제인 스코폴라민이 사용된다. 

국내 시판 중인 멀미약 /약학정보원 갈무리

멀미약으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주로 뇌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며, 약물로는 디멘히드리네이트, 메클리진, 클로르페니라민 등이 있다. 성분에 따라 작용 지속시간과 투여 연령 등에 차이가 있다.

스코폴라민은 멀미약으로 사용되는 부교감신경 억제제로 식물에서 유래된 물질이다. 중추신경게에서 무스카린 수용체에 아세틸콜린과 경쟁적으로 결합해 아세틸콜린에 의함 부교감신경자극을 억제하고 구토 중추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말초 소화기관에 작용해 위장과 운동을 감소시켜 구역과 구토를 예방한다. 다만 7세 이하 소아에게는 사용이 금지된다.

멀미약 제품설명서 확인해 용법에 맞게 투여

멀미약은 졸음이 나타날 수 있어 자동차 운전 등 위험한 기계 조작을 하지 않아야 하며, 전립선 비대증 등으로 인한 배뇨장애 환자, 협우각 녹내장 환자에게는 멀미약을 투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인 디멘히드리네이트 제제는 간질 환자에게 투여하지 않도록 하고, 메클리진 제제는 임부나 수유부, 12세 미만의 소아에게 투여하면 안 된다. 

멀미약 단일제를 소아, 임부, 수유부에 투여할 경우 주의사항 /약학정보원

스코폴라민은 임부나 수유부, 7세 이하의 영유아, 느린 맥박의 환자(서맥환자)에게 투여하지 않는다. 과량 투여하지 않더라도 착란과 불안, 환각, 망상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런 경우 패치제를 바로 제거하고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처치를 해야 한다. 패치제는 지지체로 금속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패취를 붙인 체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 시 부착 부위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 반드시 MRI 검사 전에는 패치제를 제거한다. 

멀미에 대한 어릴 적 나쁜 기억이 있다면 긍정적인 좋은 경험들을 떠올리면서 극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 나에게 맞는 적절한 멀미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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