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화철-아세테이트 혼합 하이브리드 전극 구조 개발
충·방전 용량 2배 이상, 효율 30% 이상 개선
KBSI-고려대 공동연구, 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게재

전기차 생산과 수요가 늘면서 리튬 이온 전지 수요도 크게 증가했지만, 지구에서 리튬은 매장량이 적은 한계가 있다. 한계가 존재하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새로운 이차전지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풍부한 매장량과 비교적 경제적인 구성 소재 비용으로 나트륨 전지가 2차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튬 이온 전지 대비 낮은 용량과 충방전 효율이 낮은 점 등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극복해야 할 문제다.

국내 연구진이 나트륨 전지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음극재 기술을 개발했다. 용량은 높고, 비용은 적게 드는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조지웅 박사 연구팀과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영근, 강용묵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해당 기술은 수산화철(FeOOH)에 기능성 유기물인 아세테이트 분자가 결합된 유·무기 하이브리드 전극 소재를 이용해 충·방전 용량 2배 이상, 효율 30% 이상 개선시키는 기술이다.

(왼쪽부터) KBSI 서울서부센터 조지웅 박사(공동제1저자),
고려대 박범철 박사(공동제1저자), 고려대 강용묵 교수(공동교신저자),
고려대 김영근 교수(공동교신저자) /공동연구자 사진=KBSI 제공

수산화철의 불안정한 반응 한계 극복

차세대 나트륨 전지에서 나트륨 이온을 고용량으로 저장·방출할 수 있는 전극 소재로, 경제성이 높은 수산화철이 각광받고 있지만, 수산화철은 원자 반경이 큰 나트륨 이온의 특성상 화학반응 및 전환반응 과정에서 수반되는 철이온의 급격한 산화수(이온 결합 화합물 속에서 이온이 어느 정도로 산화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전하량) 변화와 결정구조의 불안정이 존재한다.

이는 전기화학 반응의 비가역성이 커지게 되고 이론 용량보다 실제용량이 떨어지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불완전한 반응의 한계를 극복을 위해 수산화철-아세테이트 혼합 하이브리드 전극 구조를 개발하고 자연 상태에서의 생물학적인 철(Fe)의 산화-환원 반응을 모사했으며, 이를 통해 전환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 이온의 급격한 산화수 변화를 제어하고 안정적인 화학 반응을 유도해, 나트륨 이온과의 전기화학 반응을 가역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In-situ XRD 분석법 및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한 충․방전 과정의 변환 메카니즘 분석결과_In-situ XRD 분석법을 활용한 나트륨 삽입 과정에서의 수산화철-아세테이트 하이브리드 전극의 (a). 실시간 결정구조 변화 분석결과, (b). 충․방전 용량(시간)에 따른 결정구조 단계별 전압곡선 변화, (c, d). 비동시 투과전자 현미경(ex-situ TEM)을 통한 나트륨 이온 탈리 및 삽입 과정에서의 결정구조 변화 분석결과임. 초기 비정질구조의 수산화철이 나트륨이온의 삽입과정에서 산화철로 변화하고, 나트륨이 탈리 과정에서 다시 비정질 수산화철로 변화하는 것이 확인되었음. /연구그림=KBSI 제공

수산화철과 아세테이트 성분을 층상구조 방식으로 결합한 연구팀은 층층히 쌓인 격자상수(동일한 모양과 구조를 띠는 결정안의 원자 간의 간격)가 확장된 형태의 결정구조로 층간 간격을 더 크게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리튬보다 원자 반경이 큰 나트륨 원자의 탈리와 삽입을 쉽게 한다고 설명했다. 

후속 방전-충전 주기 동안 아세테이트와 수산화철의 산화-환원 결합으로 인해 생성된 탄산염은 나트륨 이온의 저장을 위한 안정적·가역적인 중심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산화철의 환원과 아세테이트의 산화가 결합된 반응은 자연 상태에서 보여지는 생물학적인 철의 산화-환원 반응 기작과 유사하며,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무기물과 유기물이 상호 작용하는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가역적인 전환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순수한 수산화철을 전극 소재로 사용했을 때에 비해 충방전 효율을 30% 이상, 용량은 100% 이상 증가시키는 등 나트륨 전지의 성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수산화철-아세테이트 하이브리드 전극의 층상구조 및 반응메커니즘 모식도 /연구그림=KBSI 제공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고용량, 저비용 차세대 나트륨 전지 개발과 현재 상용화 중인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고용량, 고안정성 전극소재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당 연구는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재료화학저널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논문명 'Bioinspired redox-coupled conversion reaction in FeOOH-acetate hybrid nanoplatelets for Na ion battery'로 지난 9월 12일 게재됐다.

KBSI 조지웅 박사는 “앞으로도 전극 물질의 결정구조 변화를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분석기술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상용화 단계의 에너지 전환 및 저장에 필요한 신소재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강용묵 교수는 “유기물의 반응을 결합시켜 전환 반응을 가역적으로 만드는 시도는 향후 고에너지 밀도의 전극 소재를 개발하는 데 있어,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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