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지난 9일 오전 북한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쏘아 올림으로써 보름 동안 7번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이에 대해 이틀에 한 번꼴이라는 잦은 횟수와 다양한 시간대에 실행했다는 특징,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여한 해상 연합기동훈련을 겨냥한 도발 등 다양한 해석들이 이어졌다.

그런데 북한이 평소와 다르게 '목적한 시간과 장소에서 목적한 대상을 타격할 수 있다'라는 점을 직접 부각하고 나서며 위협의 수위를 한껏 높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대의 편대 비행 및 공대지 사격훈련에 이어 150대의 동시 출격이라는 이례적인 움직임도 주목하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이런 도발적인 행위들이 전해지게 되면 아무래도 '방위산업/전쟁 및 테러' 섹터에 속한 종목들이 가장 먼저 반응을 한다. 그리고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빅텍과 스페코가 꼽힌다.

빅텍은 방위산업 중에서도 전자전시스템·군용 전원공급장치와 고출력 증폭기·피아식별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스페코의 경우 함안정조타기·워터젯·함안정기 등의 방산 설비를 생산하지만 아스팔트·콘크리트·크러싱 플랜트 사업 부문도 영위하기 때문에 한편으론 남북경협이나 인프라 재건에 결부되기도 한다.

이 종목들이 강한 상승을 보였던 시기를 꼽자면 지난 2020년 6월 중순 남북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전후다. 대남 군사도발 위협에 이어 실제 폭파까지 이루어지며 이 종목들은 4일(거래일 기준) 동안 3번의 상한가를 포함한 급등을 보인 바 있다. 그리고 최근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자 약세장 속에서도 며칠간의 상승을 이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이 종목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장중에 전해지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장 종료 이후 다음날 장 시작 전에 소식이 전해질 경우에는 높은 시가를 형성하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깐의 시세를 보인 뒤에 잦아드는 것이 패턴이었다. 종목에 씌어있는 일종의 이미지와 습관성 매매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20년 1월 8일 이란의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이 종목들이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상관관계가 느껴지나?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무기 수출에 굵직굵직한 계약들이 성사되며 호조를 보이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을 할 때 같은 섹터로 묶이지만 이 종목들은 소외되었다. 이는 관련 실적과 개연성이 없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의 도발에 시세가 나는 아이러니가 있는 종목들은 큰 자극을 기대하곤 한다. 부디 실적이 아닌 우리 모두가 우려하는 더 큰 도발로 이 종목들이 시세가 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