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 전 세계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제공
주민조차 외면한 후쿠시마 지역, 이대로 괜찮은가
지진 이후 2년만에 각종 질병 최대 4배 증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냥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 마리오로 깜짝 등장해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 홍보를 하고 있다. 2016.08.22. [제공=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냥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 마리오로 깜짝 등장해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 홍보를 하고 있다. 2016.08.22. [제공=뉴시스]

2020 도쿄올림픽이 '후쿠시마' 홍보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올리고, 올림픽 선수촌 건설에 후쿠시마산 목재도 사용할 계획이다.

일본이 이처럼 도쿄욜림픽을 후쿠시마와 접목시키는 것은, 올림픽을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일본은 아예 도쿄올림픽 슬로건을 '부흥 올림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후쿠시마를 올림픽에 활용하는 것은 선수단의 건강을 볼모로 잡고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 동일본 대지진 발발 7주년...주민조차 외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된 쓰나미 [제공=뉴시스]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된 쓰나미 [제공=뉴시스]

규모 9.0의 강진이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등 일본 동북부 3개 현을 강타한지 7년이 지났다. 그 당시 지진으로 약 1만 6000명이 사망하고, 2600명이 실종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참사피해는 과거의 결과만이 아닌,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방사성 물질 유출로 인해 고향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는 이재민은 7만명 이상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후쿠시마 일부 지역을 피난 지시 구역에서 해제했지만, 주민 귀환율은 2.5%를 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방사능 오염 우려에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후쿠시마현 주민들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 2월 아사히신문과 후쿠시마방송이 후쿠시마현 주민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3명 중 2명꼴인 66%의 응답자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해 9~10월 사이 두 차례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이타테(飯舘)와 나미에(浪江) 지역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사람이 살기에는 방사선 수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타네와 나미에의 일부 지역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3월 피난구역 지정을 해제했음에도 위 결과가 나왔다. 그린피스는 이들 지역의 방사선 수치는 연간 일반인 피폭 한계치인 1m㏜(밀리시버트)를 크게 초과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지점에서는 2015년보다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 각종 질병 2년만에 최대 4배 증가

핵사고 이후 증가한 질병, 2010년과 2012년 발생건수 비교 [출처=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
핵사고 이후 증가한 질병, 2010년과 2012년 발생건수 비교 [출처=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

실제로 일본의 민간 전문가들이 이미 발표한 보고를 보면 후쿠시마에는 핵 발전소 사고 이후 각종 질병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후세 사치히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원장은 지난 2017년 우리나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를 통해 핵발전소 사고 뒤, 백내장과 뇌출혈 소장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각종 질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치히코 원장이 인용한 후쿠시마현립의과대학 집계를 보면 백내장은 2010년 150건에서 2년뒤 340건으로 200%이상 늘었다. 뇌출혈은 13건에서 39건으로 300%이상 증가했다. 특히 소장암은 2010년에 13건이었지만 2012년에는 52건으로 400%가량 늘었다.

이처럼 방사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도쿄올림픽에 제공한다는 것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방사능 오염 식품을 주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전 세계 축제인 올림픽에서 후쿠시마 식재료 공급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 전 세계가 주목해야할 주요 현안이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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