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시대 휴대전화 소독 중요성 높아져
화장실은 휴대전화가 세균에 가장 쉽게 노출되고 오염되는 곳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료종사자들의 휴대전화 소독 중요성 높아져
휴대전화 세균 문제가 공중보건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어
청결한 손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스마트폰 소독, 화장실에서 사용 자제 필요

어느 장소, 어느 상황에서건 스마트폰과 떨어진 모습을 상상하기 힘든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야말로 신체의 일부라고 할 만큼 스마트폰을 가까이하고 있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시대. 그런데 그만큼 스마트폰을 우리의 신체 일부처럼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을까?

스마트폰의 세균 노출 /사진=프리픽(macrovector) ⓒ포인트경제CG

스마트폰 아니 휴대전화가 등장하면서부터 세균과 소독 문제는 늘 제기되어 왔다. 휴대전화에는 7000여 종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며 변기 시트보다 휴대폰이 훨씬 더럽다는 사실 정도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다만 휴대전화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세균이 응급진료를 요하거나 건강을 크게 해치는 종류는 아니기 때문에 문제라는 의식은 없었다.

하지만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병원균이 휴대전화에 기생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연쇄상구균·항생제 내성세균(MRSA)·대장균 등이다.

연쇄상구균은 인체에도 존재하는 균류지만 그 종류가 많아 유발하는 질병도 다양하다. 인두염이나 성홍열, 유행성 결막염, 폐렴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특히 영유아 아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MRSA는 염증·식중독·폐렴 및 각종 감염을 일으키며, 대장균은 구토·설사 등과 같은 식중독 증상의 원인이 된다.

휴대전화가 이 같은 세균에 가장 쉽게 많이 노출되는 곳은 아무래도 화장실이다. 용변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화장실 내의 선반이나 화장지 홀더 위에 휴대전화를 올려놓을 경우 세균은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된다. 여기에 손을 잘 씻지 않는 경우가 더해지거나 식사 중에 식탁 위에 휴대전화를 올려놓는 상황 등을 가정하면 오염의 경로는 쉽게 이해가 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그 기간 동안 독일 3차 진료 병원 의료 종사자의 스마트폰 세균 오염 / ScienceDirect 갈무리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그 기간 동안 독일 3차 진료 병원 의료 종사자의 스마트폰 세균 오염 / ScienceDirect 갈무리

코로나 펜데믹은 의료종사자들의 휴대전화(스마트폰)를 더욱 오염시키기도 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세인트 게오르크 병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미국감염관리저널(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을 통해 의료종사자 휴대전화의 99.3%에서 세균 오염이 나타났으며, 세균성 병원균의 비율이 2012년 21.2%에서 2021년 39.8%로 다양해졌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업무 중 스마트폰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에도 주목했으며 코로나로 인한 소독 강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을 통해 교차 오염의 우려와 함께 손 위생과 스마트폰 소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휴대전화의 세균 문제를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호주와 UAE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휴대전화를 위험한 미생물 플랫폼으로 규정하는 논문 'Mobile phones are hazardous microbial platforms warranting robust public health and biosecurity protocols'을 발표했다.

26개의 휴대전화 샘플에서 확인된 다양한 유형의 미생물 분포 - PICU(Paediatric Intensive Care Unit) : 소아중환자실, GPD(General Paediatric Department) : 일반 소아과 / 네이쳐 홈페이지 갈무리
26개의 휴대전화 샘플에서 확인된 다양한 유형의 미생물 분포 - GPD(General Paediatric Department) : 일반 소아과, PICU(Paediatric Intensive Care Unit) : 소아중환자실 / 네이쳐 홈페이지 갈무리

연구팀은 병원 의료진의 휴대전화 26대를 입수해서 미생물 프로파일링을 진행하는 한편 설문지를 통해 휴대전화 사용과 행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26대의 휴대전화에서 유기체 총 1만 1163개(박테리아 5714개, 균류 675개, 원생생물 93개, 바이러스 228개, 박테리오파지 4453개)와 항생제 내성 및 악성 인자를 코딩하는 2096개의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의료진 응답자의 46%가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휴대전화를 미생물의 매개체로 지목하며 전 세계적으로 미생물 전파 및 병원 내 질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오염 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휴대전화는 공중 보건 및 생물 보안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소독은 1차적으로 개인의 관심과 관리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일단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손을 청결하게 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정기적으로 알코올을 솜이나 티슈에 묻혀 닦아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어폰·스피커 부분이나 닦기 어려운 부분은 면봉 등을 사용해서 신경 써서 청소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도 자제하자. 휴대전화 사용이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더 길게 하는 악순환은 배변습관과 기타 건강에 관한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스마트폰 소독법 / 식품의약품안전처 발췌
스마트폰 소독법 / 식품의약품안전처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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