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 명의 12~18세 청소년 대상 잠들기 전 사용 앱 연구 진행
취침 전 한 시간 동안 30분간의 휴대폰 사용은 취침 시간 9분 지연
30분 사용 후 소등 시간...노트북 9분, 게임 콘솔 16분, 유튜브 11분
넷플릭스를 보는 것은 낮에 더 졸음 많이 올 수 있어
10대 유튜브 시청 15분 할애하면 수면 시간 7시간 미만 확률 24% 높아져
오히려 TV 시청은 일찍 취침과 관련있어

몸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해주는 수면. 이렇게 우리 건강에 필수적인 수면이 부족하면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운동 능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 

10대의 수면 /사진=프리픽(tirachardz)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잠자리에 들 때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기기 사용이 잦다. 잠자리에 들 때의 기기 사용과 관련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지만, 지금까지 특정 앱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수면과학(Sleep Medicine) 저널에 게시된 연구 'What's “app”-ning to adolescent sleep? Links between device, app use, and sleep outcomes(청소년 수면에 '앱'이란 무엇인가? 기기와 앱 사용과 수면 결과 간의 연관성)'에 따르면 호주의 수면 과학자들은 수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건강한 방식으로 기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 피해야 하는 특정 앱이 있는지 알고 싶어 연구를 시작했다. 

'What's “app”-ning to adolescent sleep? Links between device, app use, and sleep outcomes(청소년 수면에 '앱'이란 무엇인가? 기기와 앱 사용과 수면 결과 간의 연관성)' /의학·과학 서적 전문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 갈무리

711명의 12~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게임 콘솔, TV 등 자기 전에 사용하는 앱과 잠들기 위한 앱을 포함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취침 전 1시간 동안 침대에서 사용하는 기기와 앱을 사용하는 시간은 자체 보고되었으며, 참가자들은 학교 야간 수면과 다음날 졸음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취침 전 한 시간 동안 30분간의 휴대폰 사용은 취침 시간 9분 지연과 관련이 있었다. 노트북, 게임 콘솔, 유튜브 시청에 소요된 30분은 이후의 소등 시간(각각 9분, 16분, 11분)과 관련이 있으며 TV 시청 시간은 9분 이전의 소등 시간과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침대에서 30분 동안 전화나 노트북, 태블릿을 사용하고 유튜브를 시청하면 소등 시간이 7~13분 지연되었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도 살펴보았는데 특히 유튜브가 수면 결과와 일관되게 부정적으로 관련이 있는 유일한 앱이 라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10대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데 15분을 할애할 때마다 수면을 7시간 미만이 되도록 깨어있을 확률이 24% 높아졌다. 유튜브는 학교 야간에 7시간 이하로 자는 확률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유튜브를 시청하고 게임 콘솔을 사용하는 경우 모두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었다.

또한 넷플릭스를 보는 것은 낮에 더 졸음이 많이 올 수 있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잠자리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사람 /이미지=프리픽(upklyak)

특이점은 보통 TV를 침실에 두지 말라는 이야기와는 달리 TV 시청은 일찍 취침하는 시간과 관련이 있었는데 이는 10대들이 휴대폰과 같은 방식으로 TV와 상호 작용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지켜보기만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UCLA 수면 장애 센터 소장인 알론 아비단(Alon Avidan) 박사는 유튜브의 문제는 하나의 동영상을 끝내고 관련 동영상을 클릭하는 것이 너무 쉽다는 점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늦은 밤 화면을 보며 숙제하는 것도 해로울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메디컬엑스프레스, 9.13)

유튜브 앱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 /사진=픽사베이

적정 수면은?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비만 위험도 높아지거나 너무 잠을 많이 자는 것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적정한 수면은 우리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아동 및 청소년기에는 성인에 비해 더 많은 수면이 필요하다.

보통 성인의 경우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며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8~10시간이 필요하며 그 수면은 일정해야 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잠을 현저히 덜 잔다. 2015년 데이터에서 한국인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30분 정도 적다. 조사 대상국인 18개국 중 최하위이며, 성인 경제활동 인구만을 대상으로 한 한국 갤럽 조사에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3분으로 권장 수면시간에 훨씬 못 미친다. (시간 균형 관점에서 본 한국인의 잠, 전지원)

청소년의 수면시간 국제비교(초기 청소년기, 10-14세)

게다가 한국인의 성인 수면시간 비교 결과에 비해 한국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다른 나라의 청소년보다 더욱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청소년기(10-14세)의 경우 남성의 수면시간이 평균 515분, 여성의 수면시간이 508분에 불과해, 한국을 제외한 비교대상 국가 중 가장 적은 이탈리아(남자 평균 566분, 여자 평균 560분)에 비해 남녀 각 51분, 52분이 적으며, 가장 수면 시간이 많은 슬로베니아(남자), 남아프리카(여자)와는 각각 74분, 88분이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기 전에 사용하는 모든 기기 사용이 십대 자녀에게 나쁜 것은 아니며, 부모의 수면 건강에도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즐거운 것을 찾는 것은 좋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서 실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며, 사용 중인 기술이 긴장을 풀어주는지 취침 시간을 조절하고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는 것. 

또한 청소년기에는 수면과 각성의 타이밍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지적하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향은 일주기 단계에서 이러한 지연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고 사고력과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사용해 이메일을 보내거나 이완 코칭 앱을 사용해 명상을 하거나 잠들기 위해 자장가 영상 등을 틀고 자는 것, 비디오 게임 등 이 모든 것이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잠을 잘 때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는 대다수의 고등학생, 12~18세의 청소년들이 대부분 충분하지 않은 수면을 보여주는 수십 개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잠을 억지로 청하는 것은 잠이 안 오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발생해 불면증이 유발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적정 수면도 중요하지만, 잠을 깊게 잘 자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깊은 수면은 잠에서 깨어나 기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피하고 긍정적이며 건강한 전망과 기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하루 중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활하는 마지막 시간. 가족이 함께 사는 규칙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 함께 책을 읽거나, 호흡 운동을 하거나,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밤에 건강한 휴식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인생은 때때로 너무 바쁘지만 기기의 화면을 벗어나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수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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