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들어 수위가 낮아지면 나타나는 '헝거 스톤'
가뭄 때만 볼 수 있는 기념비 '과달페랄의 고인돌'
500년 만의 유럽 최악의 가뭄이 예상되는 가운데 모습 드러내

헝거 스톤에 대한 올라프 코엔스의 트윗 / 올라프 코엔스 트위터 갈무리
헝거 스톤에 대한 올라프 코엔스의 트윗 / 올라프 코엔스 트위터 갈무리

얼마 전 독일 현지 기자 올라프 코엔스(Olaf Koens)는 트위터를 통해 '헝거스타인(Hungersteine)' 또는 '헝거 스톤(Hunger Stones)'으로 불리는 기근석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가뭄으로 인해 물이 마르면 나타나는 헝거 스톤은 유럽에서 심각한 가뭄의 지표로 삼아왔던 돌이다. 가장 유명한 엘베(Elbe) 강에 있는 헝거 스톤에는 "Wenn du mich seehst, dann weine(날 보면 울어라)"이라고 새겨져 있다.

논문 속 사진 '엘베강 왼쪽 둑에 있는 헝거 스톤' / 유럽지구과학연합회(EGU) 홈페이지 갈무리
논문 속 사진 '엘베강 왼쪽 둑에 있는 헝거 스톤' / 유럽지구과학연합회(EGU) 홈페이지 갈무리

2013년 발표된 체코 연구팀의 논문 〈체코의 가뭄, AD 1090~2012(Droughts in the Czech Lands, 1090–2012 AD)〉에도 엘베강의 헝거 스톤이 소개되어 있다. 헝거 스톤에는 가뭄이 흉작·식량부족·높은 물가·가난한 사람들에게 굶주림을 가져왔다고 표현되어 있으며 1900년 이전에 발생한 가뭄의 주요 해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여름의 유럽 가뭄 상황이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100개 이상의 서 있는 암석을 노출시켰다 / NBC NEWS 홈페이지 갈무리
여름의 유럽 가뭄 상황이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100개 이상의 서 있는 암석을 노출시켰다 / NBC NEWS 홈페이지 갈무리

2019년 스페인에서는 '스페인 스톤헨지(Spanish Stonehenge)'라고 불리는 7000년 된 기념비들이 모습을 드러내서 화제가 됐다. '과달페랄의 고인돌(Dolmen de Guadalperal)'로 알려진 이 기념비들은 1963년 인공저수지가 생긴 이후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는데 미국항공우주국(NASA) 측은 기념비 전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스페인의 6월 날씨는 7개의 기상 관측소에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는가 하면 7월과 8월에는 스페인 전역에서 평균보다 높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결국 극심한 가뭄 현상으로 기념비가 나타난 것인데 올해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eutsch Welle, DW)는 최근 독일의 라인강과 이탈리아의 포강, 영국의 템스강이 말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생태계의 위험은 물론이고 경제적 타격 역시 그 심각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라인강의 경우 평년 수위가 약 2m 지만 일부 지역은 1m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화물선의 이동에 큰 제한이 발생해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포강은 어부들이 2차 세계 대전 폭탄을 발견할 만큼 물이 줄어들었으며 템스강은 수원(水源)이 8km나 이동할 만큼 메말랐다는 사실도 함께 소개했다.

유럽 가뭄 관측소 통합 가뭄 지표(7월 3일 기준) - EU 영토의 47%가 경고 상태이고 17%가 경보 상태 / 유럽 가뭄 관측소 홈페이지 갈무리
유럽 가뭄 관측소 통합 가뭄 지표(7월 3일 기준) - EU 영토의 47%가 경고 상태이고 17%가 경보 상태 / 유럽 가뭄 관측소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EU 집행위 공동연구센터 수석연구원 안드레아 토레티(Andrea Toreti)는 올해가 16세기 이후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의 해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유럽 ​​가뭄 관측소(European Drought Observatory)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2018년보다 더 극단적인 가뭄을 예상하며 "대부분의 유럽에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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