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러닝 머신 운동이 눈물의 질과 눈물막 안정성 높인다"
"쥐 실험을 통해 적당한 운동이 3대 실명 질환 늦추거나 예방 효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성인병이 안과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중년층은 안압을 높이는 운동은 가급적 피해야

보통 눈 건강을 위해서 안구 운동을 추천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규칙적인 운동이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운동선수와 비운동선수의 눈물 분비와 눈물막 안정성에 대한 최대 증분 트레드밀 운동의 차등 효과
운동선수와 비운동선수의 눈물 분비와 눈물막 안정성에 대한 최대 증분 트레드밀 운동의 차등 효과 /sciencedirect 갈무리, 〈실험 안과학 연구(Experimental Eye Research)〉(2022.1)

지난 1월 국제 안과학 연구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Eye Research)의 학술지 〈실험 안과학 연구(Experimental Eye Research)〉에는 신체적 활동이 눈물 생성과 질을 높임으로써 건조하고 가려운 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연구팀은 52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운동선수와 비운동선수 두 그룹으로 나누고, 운동선수 그룹은 일주일에 최소 5번 이상 러닝머신 위에서 운동을 하고 비운동선수 그룹은 일주일에 1번만 러닝머신 운동을 하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운동 5분 전후로 참가자들의 눈의 수분 수준(moisture level)을 평가했다.

그 결과 운동선수 그룹의 눈물의 질과 눈물막 안정성이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눈물막은 기름·물·단백질(뮤신)의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안구 표면을 촉촉하게 만들고 먼지와 노폐물 같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물막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안구건조증 완화 등 눈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연구에 참여한 헤인즈 오체르(Heinz Otchere)는 "사람들이 화면을 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안구 건조 증상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우리의 연구 결과는 신체 활동이 전반적인 웰빙뿐만 아니라 안구 건강에도 정말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자발적 운동은 생쥐의 맥락막신생혈관화를 억제한다' /IOVS 갈무리

안과 및 시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IOVS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에 실린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연구에서는 운동이 황반변성의 진행을 늦추거나 녹내장 및 당뇨망막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었다. 황반변성·녹내장·당뇨망막병증은 3대 실명 질환이라고 불리는 위험한 안과질환이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운동용 바퀴를 넣고 한 그룹에는 바퀴를 넣지 않았다. 다만 실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운동을 강제하지 않았으며 자발성을 중요하게 관리했다. 이후 4주 뒤에 레이저를 사용해서 맥락막 신생혈관(CNV)이라는 안구 손상의 한 형태를 유도했는데, 이는 눈의 특정 부분에서 혈관이 과잉 성장하는 것으로 많은 연령대에서 시력 상실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손상이다. 그리고 7일 동안 다시 원래 통으로 넣어 관찰했고 CNV를 통한 쥐의 시력 손실 인자를 모델링 했다.

A. 연구 설계 B. 운동을 하지 않은 쥐와 운동한 쥐의 CNV 부피 C. 운동한 암컷과 수컷의 CNV D. 레이저 손상 후 운동을 하지 않은 쥐와 운동한 쥐의 CNV 부피 E. 연구 B와 D의 CNV 부피 합 /IOVS 갈무리

연구팀은 관찰 분석을 통해 자발적 운동을 한 쥐의 혈관 과잉 성장이 운동하지 않은 쥐보다 32~45%가량 낮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레이저 부상에 따른 혈관 손상은 운동으로 개선되지 않았지만 운동을 지속하는 쥐는 후속 안구 손상의 감소를 보였다는 것.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약간의 운동이 특정 유형의 퇴행성 시력 상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의 근원이 되는 비만은 안과질환과도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실제로 고혈압은 눈의 피로를 일으켜서 망막혈관을 터뜨려 흰자에 붉은 점을 만들거나 시신경을 손상시키고, 혈중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검은자 주변에 흰 테두리가 생기는 이상지질혈증도 발생한다. 결국 운동 부족으로 파생되는 성인병들이 안과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운동과 눈 건강의 상관관계는 분명하다 할 수 있다.

눈 건강 /사진=프리픽(rawpixel)

그렇다고 모든 운동이 눈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다.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윗몸일으키기나 물구나무서기(거꾸리), 철봉 운동 등과 같은 운동은 중년층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흔히 어두운 곳에서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도 안압을 높인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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