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액상 위조 식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LiquidHash'
액체별로 다른 밀도·점성·기포 반경·기포 상승 속도 등의 차이로 구별
올리브 오일·생꿀·보드카 등을 이용한 실험에서 95% 정확도 보여

MobiSys 2022 Teaser Video 화면 캡처

스마트폰 카메라로 음료에 들어있는 불순물을 확인한다? 싱가포르 국립대-연세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최근 국제 컴퓨터 학술저널인 〈ACM Digital Library〉를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밀봉된 병에 담긴 위조 액상 식품 감지(Detecting counterfeit liquid food products in a sealed bottle using a smartphone camera)'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밀봉된 병에 담긴 위조 액상 식품 감지' /ACM Digital Library 갈무리

연구팀은 올리브유나 꿀, 주류 등 액상 위조 식품이 적발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에 경각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알코올의 25%가 위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액상 식품의 위조는 정품 내용물에 더 많은 양의 저렴한 대체품을 넣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소비자의 건강을 해치는 전형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위조품이 공장 표준에 따라 포장 및 봉인되어 일반 소비자가 위조품을 식별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많은 데다 기존에 병을 열지 않고 내용물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발표한 위조 액상 식품 감지 시스템 'LiquidHash'는 일반적인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병을 열지 않고도 불순물이 섞여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병 내 기포의 형태나 움직임을 분석해서 액체의 성질을 파악, 위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LiquidHash' 사용 사례. 앨리스가 올리브오일 구매를 위해 슈퍼마켓에 들어갔을 때 그녀는 그 병에 진짜 성분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녀는 병을 뒤집고 스마트폰으로 액체가 움직이는 것을 기록한다. LiquidHash가 포착된 기포 움직임을 통해 진위를 검증한다.  /ACM Digital Library 갈무리

사용법도 간단하다. 우선 사용자는 밀폐된 병을 거꾸로 돌려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상승하는 기포의 모양과 움직임을 촬영한다. 그리고 그 촬영 내용을 분석해서 그 액상 식품이 진짜인지 불순물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LiquidHash' 설계 흐름도와 처리 프로세스 /ACM Digital Library 갈무리

액체는 저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밀도·점성·기포 반경 등이 다르고 기포 상승의 속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관측된 기포로부터 특징을 정량화하면 서로 다른 액체임을 구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연구팀은 불순물이 많은 환경하에서도 기포의 특징을 추출하고 특징을 이용해서 분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학습시켰다고 말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생꿀·보드카 등 3개의 진품과 8가지의 불순물을 이용해서-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에 해바라기 오일을 넣는다든지 보드카에 화학 소주를 섞는 식으로- 조건을 바꾼 실험을 진행했다. 여러 참가자가 서로 다른 액체가 담긴 병을 회전시키면서 500분 이상의 녹화 데이터를 수집, LiquidHash가 이에 대해 95%의 감지 정확도를 보이며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식품에 대한 안전과 위생이 더욱 엄격해지는 시대다. 이들이 선보인 기술의 성과가 어느 정도 현실화될 수 있을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해 볼 만한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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