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잦은 산사태로 매장되어 있던 관 노출되기도
최악의 가뭄으로 수위 낮아진 호수에서 해골 담긴 드럼통 나타나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돌로미티산맥 최고봉 마르몰라다산(3343m)의 빙하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빙하 붕괴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꼽는다. 수년간 이전보다 높은 기온에 노출된 빙하가 녹으면서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사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지구온난화는 세계적으로 높은 산들이 겪고 있는 공통적이고 직접적인 문제로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다양한 현상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조난 후 사망한 등산인들의 시신 발견이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정상 부근에서는 3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3분의 2는 여전히 묻혀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앙 체링 셰르파(Ang Tshering Sherpa) 전 네팔산악연맹(NMA) 회장은 2019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얼음과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으며 수년 동안 묻힌 시체가 노출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망한 일부 산악인들의 시신도 수습했지만 오래된 시신들도 나오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19년 에베레스트봉 청소 캠페인 당시 시신 4구를 발견한데 이어 올해 실시한 '2022 산악 청소 캠페인'에서는 2구의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 연구자 350명이 참여해 내놓은 '힌두쿠시 히말라야 평가'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지금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2100년에는 히말라야 빙하의 3분의 2가 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이 맞는다면 그만큼 새롭게 발견되는 시신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도시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지역이다. 1971년 이후 겨울 평균 온도가 약 7.3℃나 올라간 이곳은 겨울이 짧아지고 얼음이 녹으면서 산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매장되어 있던 관이 드러나거나 무덤에 꽂혀있던 십자가들이 쓸려 떠내려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매장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법이 생기기 전에 만들어졌던 무덤들의 망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졸지에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서부지역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 결과 소금호수로 유명한 그레이트솔트 호수(Great Salt Lake)의 수위가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라스베이거스 근처에 위치한 세계 최대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Mead Lake) 역시 최저 수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미드 호수에서 해골이 담긴 드럼통이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당 시신은 40여 년 전 머리에 총상을 입고 통에 담겨 던져진 것으로 추정하는데 함께 발견된 물건과 신발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마피아 박물관의 전시 및 프로그램 부사장인 제프 슈마허(Geoff Schumacher)는 이 시신이 마피아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는 "마피아는 사람들을 통에 넣어 저수지나 들판에 던지곤 했다"라며 "이 사람은 머리에 총을 맞았는데 이는 마피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일이 1970년대나 1980년대 초반에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당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폭도들이 두드러졌다"라고 주장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 레이 스펜서(Ray Spencer)는 "호수 수위가 낮아지지 않았다면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호수 수위가 더 낮아지면 더 많은 시신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예상을 덧붙였다. 실제 미드 호수에서는 드럼통에 담긴 해골이 발견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케미컬뉴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