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생길 수 있는 계절성 정서장애(계절성 우울증)
더위·과다한 햇빛·장마철 등 계절적 요인이 부정적으로 작용
수면의 질을 높이고 긍정적 정서를 위한 활동 늘려야..심각할 경우 전문가 상담 필요

여름 날씨 /사진=픽사베이

'계절성 정서장애(SAD)', 쉽게 말해 계절성 우울증은 가을과 겨울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기분과 밀접한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 일조량에 영향을 받다 보니 아무래도 해가 짧은 계절에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여름이라고 해서 계절성 우울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숨 막히는 더위와 너무 많은 햇빛, 장마철 등은 여름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더위에 약한 사람의 경우 날씨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평소와 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심리적인 피로감이 쉽게 올라가며 무력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감정들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길어진 낮과 열대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수면은 생체리듬을 관리하는데 가장 큰 부분이고 삶의 질과 직결되는데 여름의 계절적 특징이 수면 방해를 가져오는 것이다.

미국 국립 정신 질환 연합(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의 의료 부국장 크리스틴 크로포드(Christine Crawford)는 "어떤 사람들은 24시간이라는 주기 리듬에서 잠자리에 들 시간을 알기 위해 어둠에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 여름철의 긴 낮 시간은 일부 사람들의 수면 및 각성 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지적하며 "잠이 부족하면 하루 종일 기분을 조절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수면문제가 있는 사람과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가 여름 계절성 우울증이 더 취약하다고 말한다.

장마철에 형성되는 저기압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 저기압의 영향으로 이명이나 통증, 권태감 등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부정적인 요소들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본 아이치의과대학의 객원교수 사토 준(Jun Sato)은 20년 이상 날씨와 통증 사이의 관계와 메커니즘을 연구한 학자로 "기압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느끼면서 그 변화에 반응한다. 이런 반응은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혈압이 상승하며 맥박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말하며 "이것들은 또한 만성 통증 등에서 나타나는 통증 회로를 자극한다"라고 주장한다.

사토 준 교수와 그의 저서 '날씨가 나쁘면 몸이 안 좋아' /Tenkitsu Dr. 갈무리

이외에도 심리적인 위축과 상대적 박탈감도 여름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시원한 곳에서 일하지 못하는 현실이나 여름휴가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 등은 우울한 감정을 들게 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비교까지 더해지면 더 심각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게 2년 이상 반복된다고 하면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 여름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탁월한 방법이나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지만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다.

수면 /사진=프리픽(tirachardz)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잠자는 공간을 좀 더 쾌적하게 조성하고 수면시간도 충분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취미나 활동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우울한 감정에 매몰되고 무력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 기분전환이 가능한 활동을 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으며, 가급적 실외 활동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개선의 여지가 느껴지지 않거나 자신의 통제를 넘어서는 우울감이 생길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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