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폐경 후 여성의 심장병 위험 높여
외로움 강하게 느낄수록 심장질환 발병과 조기사망률, 예후에 악영향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반려식물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저소득 홀몸어르신들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낮추고 정서적 안정과 삶의 활력을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이 목적 외에 실제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외로움과 심장질환과의 관계 때문이다.

반려식물 보급사업 안내 /서울시 갈무리

지난 2월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시된 연구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폐경 후 여성의 심장병 위험을 27%가량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은 '여성 건강 계획(Women's Health Initiative)'연구에 참여했던 여성 5만 7825명의 데이터를 10년가량 추적했다. 평균 연령 79세의 여성들은 2011~2012년 조사에서 사회적 고립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2014~2015년에는 외로움과 사회적 지원을 평가하는 설문지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2019년 추적 관찰을 종료하는 시점에서 1599명의 여성이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년 여성의 사회적 고립, 외로움, 심혈관 질환 평가 /experts.arizona 갈무리

종합된 결과에 대한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심장 질환 위험을 각각 8%, 5%씩 높였고 두 가지 모두 높은 수준으로 느끼고 있는 여성의 경우 낮은 수준의 여성보다 심혈관 위험이 13~27%가량 더 높았다.

책임 저자인 존 벨레티어(John Bellettier)는 "사회적 고립은 다른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이고 외로움은 다른 사람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사람들도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규정하면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 증가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급성 노출 때문인지 평생 동안 축적된 장기간 노출이 원인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외로운 노년 여성과 심장병의 연관성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덴마크 코펜하겐대학병원 심장센터 연구팀은 외로움이 관상동맥질환 등의 심장질환을 발병시키고 조기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안네 빙가르 크리스텐센(Anne Vinggaard Christensen)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심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 3563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외로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모든 종류의 심장질환에서 상태가 더 나쁜 경향을 보였는데 사망률은 남녀 모두 두 배로 높아지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외로움을 느끼는 심장 환자의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이 상당히 증가했다 /BMJ 저널 갈무리

눈길을 잡는 것은 연구팀이 1년 뒤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퇴원 후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허혈성심장질환·부정맥·심부전·심장판막질환 등이 있는 환자 1만 34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외로움과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 사이의 강한 관련성이 발견되었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공중 보건 계획의 우선순위에 외로움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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