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이지 않은 28개 지역에서 1285건
WHO, 원숭이 두창 감염예방·통제 임시신속대응 지침 개발

2022년 5월 13일~6월 8일 오후 5시(중부 유럽 서머타임 표준시)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보고된 원숭이 두창 감염 사례 지리적 분포 /WHO 갈무리

원숭이 두창 사례 얼마나 증가했나.

지난 8일 우리 방역당국이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 관리한다고 밝힌 원숭이 두창(Monkeypox, MPX)의 상황이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아프리카 지역의 8개국에서 1536건의 의심사례와 72건의 사망이 보고되었다.

아프리카 지역의 원숭이 두창 발병 사례(2022년 1월~2022년 6월 8일까지) /WHO 갈무리

지난달부터 보고된 일반적이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한 원숭이 두창 발병 사례는 캐나다 110건, 독일 113건, 포르투갈 191건, 스페인 259건, 영국 321건 등 28개 지역에서 1285건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보고된 적 없던 지역의 원숭이 두창 사례(2022년 5월 13일 ~ 6월 8일, 오후 5시 CEST) /WHO 갈무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새로 발병한 국가에서 보고된 대부분의 사례들은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보다는 유럽과 북미의 국가들로 여행 이력이 있는 1차 또는 2차 보건의료시설에서 성보건이나 다른 보건서비스를 통해 보고되었다. 새로운 감염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며,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원숭이 두창의 출현은 몇 주 혹은 그 이상 동안 발견되지 않은 전염병이 있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1958년 덴마크 실험실에서 새로운 오르토폭스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12년 후인 1970년 콩고 민주공화국에서 9개월 된 아이에게서 인간 원숭이 두창의 첫 번째 사례가 확인되었고 이후 대부분의 사례는 중앙 및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보고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원숭이 두창과 감염 군집이 동시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해 글로벌 수준에서 위험을 중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양한 임상적 특징...많은 수의 사례가 기존에 설명되던 임상 나타내지 않아

지금까지 원숭이 두창 사례의 임상적 특징은 다양했는데 예전부터 있어왔던 발열, 림프절 종창, 얼굴과 사지에 집중된 발진 등 설명적 임상 양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비정형적 특징은 ▲몇 개 또는 단일 병변, ▲생식기나 회음부/항문 주변 부위에서 시작해 더 이상 퍼지지 않는 병변 등인데 부은 림프절, 발열, 권태감 또는 기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병변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성적 접촉 중 전염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가까운 신체 접촉이 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성적인 체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중 보건 대응

원숭이 두창에 대한 임상 관리 및 감염 에방 통제 임시 신속 대응 지침 표지 갈무리 /WHO

지난 10일 WHO는 '원숭이 두창 임상 관리 및 감염예방·통제 임시 신속대응 지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치료제 사용, 영양 지원, 정신 건강 서비스 및 감염 후 후속 조치와 같은 임상 관리를 위한 고려 사항을 다루며, 의료 실무자를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WHO는 포괄적인 사례를 발견하고 접촉 추적, 실험실 조사와 임상관리, 격리,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 시행을 조정하기 위한 공중보건 사고 대응이 활성화되었으며 가능한 경우 바이러스 DNA 게놈 시퀀싱이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가지 유형의 백신인 ACAM-2000과 MVA-BN이 일부 회원국에서 밀접 접촉자의 예방책으로 사용되고 있고, 다른 유형의 백신인 LC16 등의 공급이 가능하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들은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고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처럼 대규모 인구 집단에 대한 백신 접종이 아니라 확진자 주변의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하는 '포위 접종'(Ring vaccination, 링 백시네이션)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이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MSM)에게 발생하며 다른 성병(WTI)과 유사한 증상으로 인해 1차 진료나 성 건강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러 온 남성에게서 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원숭이 두창 감염 사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잠복기가 최대 3주로 해외에서 무증상자가 입국해 국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숭이 두창 환자는 일반적으로 손바닥과 발바닥에 병변이 없고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 환자는 원숭이 두창의 특징인 림프절 병증이 없다. 그러나 이 두 질병의 임상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콩고 민주공화국의 연구에서는 원숭이 두창과의 동시 감염이 보고되기도 했다고 WHO는 설명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의 주요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요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얼굴 중심으로 발진 증상을 보이는데 몸의 다른 부위인 팔과 다리 등으로 발진이 확산된다. 증상은 감염 후 5~21일 이내에 나타나고 2~4주간 지속된다.

의료 종사자의 예방 조치 주의사항은 ▲손 위생, ▲호흡기 위생과 기침 예절, ▲환자 배치, ▲개인 보호 장비, ▲무균 기술, ▲안전한 주사와 날카로운 부상 방지, ▲환경 청소 및 소독, ▲세탁물 취급, ▲오렴 제거 및 재처리 가능한 환자 관리 품목과 장비, ▲폐기물 관리 등이다.

원숭이 두창 감염 예방 /질병관리청

원숭이 두창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원숭이 두창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방문할 경우 장갑이나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를 사용한다. 또한 원숭이 두창은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환경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

피부 상처나 점막을 통한 감염원과의 직접 접촉으로 감염이 될 수 있어 감염 환자의 혈액이나 타액, 소변, 구토물 등 체액으로 오염된 옷, 침구류, 감염된 바늘 등, 쥐와 다람쥐, 프레리도그 등의 감염된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야생고기 취급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