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 현재 야광 차선 시범 운영 중
야간 운전 안전성 높이고 전력도 아낄 수 있어
과거 네덜란드에서는 운전자들의 호기심과 빗물로 실패한 사례 있어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의 도로교통부(VicRoads)는 한 가지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바로 어두운 밤에도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야광 차선을 적용해 보기로 한 것.
빅토리아에 본사를 둔 도로 건설회사 '타막 라인메이킹(Tarmac Linemarking)'과 함께 진행하는 이 시도는 '광발광성(Photo-luminescence)' 물질을 활용한다. 광발광이란 빛을 흡수한 물질이 다시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 등으로 방출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낮 동안 흡수한 빛을 밤에 다시 방출하는 개념이다.
현재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 지역은 물론 깁스랜드(Gippsland) 일대에서 야광 차선을 만날 수 있다. 타막 라인메이킹은 시범 운영 과정에서 비와 폭염 등과 같은 특수한 날씨 상황하에서도 잘 유지되는지 등이 확인되면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야광 차선의 장점은 무엇보다 운전자의 가시성과 안전성 향상을 들 수 있다. 아무래도 낮보다 밤에 지형과 사물을 파악하는데 훨씬 어려움이 따르다 보니 사고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야광 차선의 경우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해 주고 운전자의 집중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가로등이 없는 장소는 물론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차선을 확인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야간 운전에는 시야 확보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전력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야광 차선은 전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바꿔 얘기하면 전반적인 전력 사용을 아낄 수 있으며, 아낀 전력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시범 운영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남동쪽에 위치한 오스(Oss)에서 500m 가량 광발광 차선을 시범 적용해 본 적이 있다.
당시 많은 관심과 함께 추후 적용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두 가지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했었다. 첫 번째는 일부 운전자들이 야광 차선을 경험하기 위해 오히려 전조등을 끈 채 도로를 주행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용된 물질이 습기에 민감해 빗물에 씻겨 나갔다는 것이다.
이번에 호주에서 시도되는 재료는 같은 광발광성이지만 저항력이 더 높은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과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 확대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