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 현재 야광 차선 시범 운영 중
야간 운전 안전성 높이고 전력도 아낄 수 있어
과거 네덜란드에서는 운전자들의 호기심과 빗물로 실패한 사례 있어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의 도로교통부(VicRoads)는 한 가지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바로 어두운 밤에도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야광 차선을 적용해 보기로 한 것.

빅토리아에 본사를 둔 도로 건설회사 '타막 라인메이킹(Tarmac Linemarking)'과 함께 진행하는 이 시도는 '광발광성(Photo-luminescence)' 물질을 활용한다. 광발광이란 빛을 흡수한 물질이 다시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 등으로 방출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낮 동안 흡수한 빛을 밤에 다시 방출하는 개념이다.

호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야광 차선 /타막 라인메이킹 페이스북
호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야광 차선 /타막 라인메이킹 페이스북

현재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 지역은 물론 깁스랜드(Gippsland) 일대에서 야광 차선을 만날 수 있다. 타막 라인메이킹은 시범 운영 과정에서 비와 폭염 등과 같은 특수한 날씨 상황하에서도 잘 유지되는지 등이 확인되면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야광 차선의 장점은 무엇보다 운전자의 가시성과 안전성 향상을 들 수 있다. 아무래도 낮보다 밤에 지형과 사물을 파악하는데 훨씬 어려움이 따르다 보니 사고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야광 차선의 경우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해 주고 운전자의 집중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호주 빅토리아  필립 아일랜드에서 국경까지 깁스랜드 전역 도로의 야광 차도 /타막 라인메이킹 페이스북

또한 가로등이 없는 장소는 물론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차선을 확인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야간 운전에는 시야 확보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전력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야광 차선은 전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바꿔 얘기하면 전반적인 전력 사용을 아낄 수 있으며, 아낀 전력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시범 운영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남동쪽에 위치한 오스(Oss)에서 500m 가량 광발광 차선을 시범 적용해 본 적이 있다.

네덜란드의 광발광 차선 시범적용 당시 BBC 보도 갈무리

당시 많은 관심과 함께 추후 적용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두 가지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했었다. 첫 번째는 일부 운전자들이 야광 차선을 경험하기 위해 오히려 전조등을 끈 채 도로를 주행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용된 물질이 습기에 민감해 빗물에 씻겨 나갔다는 것이다.

이번에 호주에서 시도되는 재료는 같은 광발광성이지만 저항력이 더 높은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과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 확대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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