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호수 비와호에서 서식하지 않던 철갑상어 포획
이천의 죽당천, 남미 열대 어종인 '구피' 서식으로 구피천으로 불려
관상어 산업 성장과 반려생물에 대한 관심 높아진 관심만큼 시민의식과 책임감 필요

최근 일본 최대 호수인 오츠시(大津市)의 비와호(琵琶湖, 비와코)에서 몸길이 약 1m의 철갑상어가 포획됐다. 암수는 알 수 없는 성어로 비늘과 지느러미의 형태를 미루어 봤을 때 '베스테르 철갑상어(Bester Sturgeon)'로 파악된다.

 비와호에서 잡힌 철갑상어 /사진=Yahoo Japan

베스테르 철갑상어는 고급 식재료인 캐비아를 채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배종으로 양식 및 관상어로 키워진다. 보통 철갑상어의 경우 러시아와 북미 지역의 담수에서 서식하지만 원래 비와호에는 철갑상어가 서식하지 않아 매우 의외인 상황.

비와호 관리자는 과거에도 철갑상어가 포획된 적이 있다면서도 "포획되는 철갑상어는 사육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책임을 가지고 계속 기르기 바란다"라고 호소하며 의도적인 방류로 파악하고 있다.

반려생물의 방임 및 유기로 인해 생태계 교란이 발생하는 것은 일본만의 문제도 아니고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미국가재·리버쿠터·중국줄무늬거북 등은 우리나라에서 애완으로 길러지던 생물들이지만 어느새 환경부에 의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 그것도 생태계위해성 평가에서 1급으로 판정받은 상태다.

이천의 죽당천의 경우 몇 년 전부터 '구피(guppy)천'으로 더 자주 불리고 있다. 구피는 남미에 서식하는 열대 어종으로 원래는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지만 상당한 개체 수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죽당천 인근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냉각수로 인해 따뜻한 수온이 유지되면서 서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여러 종류의 구피 /guppyexpert 갈무리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관상용 생물의 무분별한 방류다. 한두 개체의 방류로 형성되었다기 보다 꾸준히 이어진 무단방류가 그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발간한 '2021년 지정 유입주의 생물 102종 Ⅲ'에는 붉은귀블루길·북미강농어·아마존비파·다비라납자루 등을 관상용으로 분류되지만 방류될 수 있는 유입주의 생물 어류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종이 유입될 경우 바이러스·기생충 전파, 생물 다양성 감소, 먹이 및 서식지 경쟁과 같은 생태계 교란은 물론 구조물 파괴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좌측부터 붉은귀블루길·북미강농어·아마존비파·다비라납자루 /사진=한국외래생물 정보시스템

우리나라 관상어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5년 전 약 4500억 원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6000~6500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한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으로 반려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생태계를 생각하는 시민의식과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시기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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