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내 탄산·가당음료 금지 협의 중인 뉴질랜드
영국·프랑스는 탄산음료의 리필 제한
싱가포르, 음료에 영양등급 표시키로..설탕 함량 높은 음료는 광고 제한

탄산음료 /사진=픽사베이
탄산음료 /사진=픽사베이

지금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초등학교에서 탄산음료와 설탕이 든 음료를 금지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에 관한 내용을 결정하게 되면 뉴질랜드 초등학교 1~8학년 학생들은 교내에서 물·우유·식물성 음료만 마실 수 있게 된다.

뉴질랜드 교육계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설탕이 들어간 음료가 뉴질랜드 어린이 설탕 섭취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충치를 야기하는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게다가 필요 이상의 설탕은 당뇨와 비만을 유발하는데 실제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어린이 비만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상황이다.

뉴질랜드 교육부 장관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는 "만약 아이들이 잘 먹고 잘 마신다면, 학습에 많은 이점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며 설탕 음료 제한을 공론화했다. 그리고 이 제안은 일선의 교장과 건강 전문가들, 뉴질랜드 치과 협회(NZDA)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도입에 관한 협의는 6월 2일까지 진행되며, 도입 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중학교까지 확대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질랜드 치과 협회(NZDA)가 음료 문제 검토를 환영하며 교육부 장관을 지지한다는 기사 /Scoop 갈무리

영국은 올해 4월부터 지방과 설탕, 염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의 1+1 할인행사가 금지됐고, 식당에서는 탄산음료를 무료 리필 할 수 없게 됐다. 2018년 '설탕세'를 도입한 이후에도 비만 문제 개선 효과가 미미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2020년 통과된 법안이 발효된 것이다.

이에 앞서 프랑스는 2005년 학교 내 탄산음료 판매 자판기를 없애기로 의결했으며, 독일과 미국의 몇몇 주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학교 내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우유와 생수, 쥬스 등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프랑스에서 2017년부터 콜라 등 탄산 음료의 무제한 리필을 금지한 바 있다. 젊은 층의 비만·과체중·당뇨 등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WHO의 권고를 받아들여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학교 내 매점까지 모든 형태의 식당에서 무제한 리필을 금지시킨 것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말부터 설탕이 과도하게 들어간 음료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는 최초의 국가가 된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우유·주스·탄산음료 등 판매되는 모든 포장 음료에 새로운 영양 등급을 표시하도록 했다. 영양 등급은 설탕과 포화지방 함량에 따라 A등급부터 D등급으로 분류했는데 D등급의 음료는 미디어를 통한 광고가 금지되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음료 영양 등급 /Straitstimes

D등급은 100ml 당 10g 이상의 설탕 함량을 가지고 있는 음료로 주스와 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등이 해당된다. 싱가포르 내 시장에서 D등급 음료의 비중은 약 26%로 적지 않다. 보건부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섭취하는 설탕의 3분의 1이 포장 음료에서 오며 최근 싱가포르 비만율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건강을 고려한 제품 선택을 하는데 용이하게 하고, 광고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취지를 설명한다.

멕시코에서는 비만퇴치를 위해 탄산음료에 1L당 1페소의 비만세를 부과하기도 했으며, 최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도 가당음료세류의 비만세 부과를 시작하는 등 전 세계적인 증가 추세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2017~2019년)은 음료류가 가장 높은데, 이 중 탄산음료 기여량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가공식품을 통한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17~`19)은 계정과 관계없이 음료류가 가장 높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우리나라는 학교 매점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오후 5~7시에는 TV 방송 광고도 제한하고 있다. 2015년 서울시는 보건소 등 공공기관 240곳에 배치된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하고, 2020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인 학교 주변 200m 이내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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