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토신, 신체 기관에 작용하며, 뇌에서 화학적 전달자 호르몬
옥시토신을 가장 많이 방출한 사람들은 자선 활동에 더 관대
공감과 감사의 증가는 더 많은 옥시토신 배출 위해 뇌 활성화

살면서 우리는 문득 생각한다. '나는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나' 

우리 몸에서 나오는 신경화학물질 중에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은 애착과 사회적 행동, 자폐증의 병인과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랑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시켜주는 것도 이 옥시토신이다.

옥시토신이란 어떤 물질인가.

영국 내분비학회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자궁과 유방을 포함한 신체 기관에 작용하며, 뇌에서 화학적 전달자로서 작용하는 호르몬으로 출산과 수유, 생식 기관의 주요 측면과 인간 행동의 측면을 제어한다.

옥시토신(Oxytocin, Oxt or OT)의 화학구조

옥시토신은 시상하부에서 생성되고 뇌하수체 후엽에서 혈류로 분비된다. 분비는 시상하부에 있는 뉴런의 전기적 활동에 의존하며, 이 세포가 자극되면 혈액으로 방출된다.

약물로서는 출산을 돕기 위한 자궁 수축 강화용이나 태반 전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조된 옥시토신이 투여되기도 하는데 이는 자궁을 수축시켜 심한 출혈의 위험을 줄여준다. 또한 모유 수유 시 아기의 빨기 반사에 반응해 옥시토신이 모유의 이동을 촉진시켜 준다. 그렇다고 여성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옥시토신은 남성에게도 존재하며, 정자 수송과 고환에 의한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적 각성과 인정, 신뢰, 애착, 엄마와 아기의 유대를 포함해 많은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2012년에 미국국립보건원에 게재된 정신신경내분비학 연구 'Oxytocin during the initial stages of romantic attachment: Relations to couples’ interactive reciprocity(낭만적 애착 초기 단계의 옥시토신: 부부의 상호작용과의 관계)'에 따르면 낭만적 애착의 첫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애착이 없는 독신자들에 비해 옥시토신 수치가 더 높았으며, 그 수치는 최소 6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성적인 활동이 옥시토신의 방출을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발기와 오르가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옥시토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한데 과학자들은 우울증과 중독, 외상 후 스트레스, 불안, 거식증 등의 장애에서 옥시토신의 역할을 조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옥시토신이 삶의 만족도와 관계가 있다?

'행동 신경 과학의 개척자(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에 지난 21일 게재된 미국의 한 연구에서 옥시토신으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삶에 더 만족하게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클레어몬트 칼리지의 학생과 캘리포니아주 인근 도시 거주자 등 18~99세 사이의 연구 참가자 100명 이상을 모집하고, 이전 연구에서 암에 걸린 어린 소년에 대한 비디오를 보여주면 뇌에서 옥시토신 방출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된 옥시토신 변화 측정 테스트를 진행했다.(옥시토신 변화 측정을 위해 영상 전후 혈액을 채취)

"비디오 자극으로부터 연령과 OT(옥시토신) 사이에는 유의한 양의 관계(r = 0.49, p = 0.001)가 있었다. 비디오 자극은 샘플의 55%에서 OT를 증가시켰다" /연구그림=행동 신경 과학의 개척자(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갈무리

참가자에게는 연구 수익의 일부를 소아암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고, 이는 친사회적 행동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또한 이들의 감정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정보를 수집되었다.

그 결과 옥시토신을 가장 많이 방출한 사람들은 자선 활동에 더 관대했으며, 다른 많은 도움을 주는 행동을 했다.

"옥시토신의 방출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가하고 삶의 만족도와 긍정적인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클레어몬트 대학원의 폴 J. 잭(Paul J. Zak) 박사는 "이번 연구는 옥시토신의 변화가 과거의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고한 첫 연구"라고 밝혔다. 이는 많은 신앙과 철학에서 남을 돕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발견과 일치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은 공감과 감사가 증가하는 긍정적 피드백 루프에서 더 많은 옥시토신을 배출하기 위해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Oxytocin Release Increases With Age and Is Associated With Life Satisfaction and Prosocial Behaviors(옥시토신 방출은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고 삶의 만족도 및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이 있다)' /행동 신경 과학의 개척자(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갈무리

다만, 연구에서 옥시토신이 친사회적 행동과 성향 보고 사이의 인과 관계를 설정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인종적, 지리적인 더 다양한 표본에서의 반복 연구로 다른 문화에도 적용되는지 확인할 것이며, 비침습적 웨어러블 기술을 사용해 신경생리학을 장기적으로 측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몸에서 옥시토신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 것, 포옹, 눈을 마주치는 것, 쓰다듬어주는 행위 등이 해당된다.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과 타인을 배려하고, 친절한 행동을 베푸는 것 또한 옥시토신을 증가하게 한다는 것이다.

포옹 /사진=픽사베이
포옹 /사진=픽사베이

남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행동이 내 삶을 더 사랑하고 만족하게 해주는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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