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을 로켓·풍선·열기구에 실어 우주로 보내는 우주장 저변 넓어지고 있어
우주장 방식이나 거리에 따라 서비스가 구분되기도
국내 대행업체, 산악인 엄홍길 대장 DNA를 심우주로 보내는 프로젝트 진행

미국 우주장 업체 엘리시움 스페이스 갈무리
미국 우주장 업체 엘리시움 스페이스 갈무리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 주(州)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 로켓에는 사람과 반려동물 총 10구의 유골이 실려있었다. 지난 2017년에 창업한 일본 '우주장(宇宙葬)' 업체 'SPACE NTK'가 지난 2020년 스페이스 X 로켓 이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실시한 첫 서비스였다.

유골은 전용용기에 담긴 상태에서 금속 상자에 넣어져 로켓 상단에 탑재된다. 로켓 발사 후 상단 분리 시 금속 상자도 함께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지상으로부터 약 500~600km 상공에서 수년간 주회한 뒤 대기권에 재돌입해 타버리며 사라지게 된다.

발사에 사용되는 스페이스X사 팔콘 9, 전용용기를 담는 금속 상자, 유골 수납 전용용기(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Space NTK

유족들은 이번 발사를 일본에서 지켜볼 수 있었으며 발사는 성공적이었다는 소식이다. SPACE NTK가 이번에 진행한 우주장은 부분 유골 50g 기준 세금 포함 55만 엔(약 536만 원)의 비용으로 치러졌으며, 다음 발사는 내년 1월로 계획되어 있다.

우주장이 꼭 로켓을 이용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풍선이나 열기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열기구를 이용해 유해를 뿌리는 MesoLoft社 /사진=mesoloft

헬륨 가스가 들어있는 커다란 풍선에 유골을 함께 넣어 고도 30km의 성층권까지 올려보내면 기압차에 의해 풍선이 터지게 되는데 속에 든 유골도 흩뿌려지게 되는 방식이다. 풍선이 아닌 열기구에 유골이 든 항아리를 매달고 성층권에서 항아리를 깨뜨려 유골이 흩어지게 하는 방식도 있다.

열기구를 이용해 유해를 뿌리는 MesoLoft社 /사진=mesoloft

로켓을 이용한 최초의 우주장은 1997년 4월 미국의 '셀레스티스(Celestis)'사가 선보였다. SF 드라마 '스타트렉'의 원작자 진 로든버리(Gene Roddenberr)를 포함한 24구의 유해를 로켓에 실어 발사하며 당시 큰 화제가 됐었다.

셀레스티스 우주장 종류와 가격 /celestis 갈무리
셀레스티스 우주장 종류와 가격 /celestis 갈무리

셀레스티스는 지금도 우주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에 하나로, 유해 또는 DNA를 우주에 다녀오게 하는 'EARTH RISE'·지구 궤도를 돌다가 사라지게 하는 'EARTH ORBIT'·달 표면으로 보내는 'LUNA'·먼 우주로 보내는 'VOYAGER'로 서비스가 구분되어 있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서비스별로 일정 기간 동안 신청자를 모아서 발사 스케줄에 따라 진행된다.

지난해 3월 설립된 우리나라 업체 '스페이스스타(spacestar)'는 셀레스티스의 국내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이스스타는 지난달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협약을 맺어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 엄홍길 대장의 구강세포에서 추출한 DNA를 심우주(Deep Space)로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미세 건조 파우더로 만들어져 캡슐에 담길 엄대장의 DNA는 내년 셀레스티스의 VOYAGER 서비스를 실행할 '엔터프라이즈호(ENTERPRISE FLIGHT)'에 실려서 발사될 예정이다.

엄홍길 대장 DNA 우주여행 협약식 /사진=SpaceStar
엄홍길 대장 DNA 우주여행 협약식 /사진=SpaceStar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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