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평가 진행하던 '리커버리', "입원환자 생존률 개선에 효과 기대 못 미쳐"
영국 연구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항혈소판제 치료는 단기적 효과 낮아 "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 투여 환자가 3개월 생존율 향상

코로나19 중증환자는 혈관을 막히거나 치명적인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혈액 희석제인 항혈소판제는 이를 예방할 수 있을까?

아스피린 ⓒ포인트경제CG
아스피린(아세틸 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 ASA)) ⓒ포인트경제CG

항혈소판제의 대표적인 약은 '아스피린(aspirin)'이 있다. 아스피린은 최초로 합성된 해열·소염 진통제이자 혈전 예방약이다. 고용량에서 해열, 소염, 진통작용이 있어 관절염, 감기로 인한 발열, 근육통 등에 사용되고 저용량에서 혈전 예방 작용이 있어 혈전으로 인한 심혈관 위험성 감소 목적으로 사용된다.(약학정보원)

앞서 아스피린은 2020년 말 영국의 코로나19 치료 대규모 임상 시험 '리커버리'가 잠재적으로 혈전 위험에 처한 코로나19 환자들에 명확한 효과있는지 평가를 진행했지만, 결국 2021년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생존률을 개선하는 데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는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영국의 코로나19 치료 대규모 임상 시험 '리커버리' 갈무리(2022.3.24)
영국의 코로나19 치료 대규모 임상 시험 '리커버리' 갈무리(2022.3.24)

현재 리커버리에서 평가되고 있는 코로나19 잠재적 치료법으로 테스트되고 있는 약물 목록에는 아스피린이 빠져있으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 고용량 vs 표준),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 ,당뇨병·심장 및 신장 질환 치료제), ▲소트로비맙(sotrovimab,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항혈소판제 치료는 단기적 효과 낮아 

지난 22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게재된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브리스톨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를 사용해 코로나19로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치료하는 것이 단기적인 효과를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ffect of Antiplatelet Therapy on Survival and Organ Support–Free Days in Critically Ill Patients With COVID-19(COVID-19 중증환자의 생존 및 장기 지원이 없는 날에 대한 항혈소판 요법의 효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갈무리

2020~2021년까지 캐나다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네팔, 네덜란드, 영국 등 105개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환자 1557명이 참여한 이 연구에서 일부는 아스피린을 투여받았고, 일부는 클로피도그렐이라는 다른 유형의 항혈소판제를 투여받았고, 나머지는 항혈소판제를 투여받지 않았다.

항혈소판제가 중환자실 환자가 호흡기나 심혈관 등 장기(기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이 연구는 단기 결과에서 항혈소판제로 치료를 받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둘다 유사한 결과를 냈다. 단기적 개선 가능성은 낮다는 결과다.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 투여 환자가 3개월 생존율 향상

다만 연구원들은 이러한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가 3개월 간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징후를 발견했다. 90일 동안 각 환자의 경과를 계속 추적했는데 항혈소판제로 치료받은 환자가 이 기간 동안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항혈소판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생존 확률 67.3%, 항혈소판제 치료 환자는 70.5%)

 중환자의 90일 모든 원인 사망률의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 분석 곡선(90일째까지 살아남은 코로나19 환자에서 통합 항혈소판 그룹은 아스피린과 P2Y12 저해제군 환자의 복합체로 위험비가 1을 넘으면 생존율이 향상된다. 아스피린의 위험률은 1.19이며, P2Y12 저해제의 위험율은 1.23이다.) /연구 이미지=미국의학협회저널(JAMA)

해당 연구논문의 주 저자인 브리스톨 대학교 의과대학 샬롯 브래드버리(Charlotte Bradbury) 박사는 "이러한 항혈소판제가 생존을 향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관 지원 기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 이는 항혈소판제가 일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헤파린과 같은 혈액 희석제를 고용량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항혈소판제의 혜택을 받지 못한 반면, 저용량을 복용한 환자는 혜택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대학 연구에서 장기 코로나19 환자에 미세 혈전이 확인되어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를 처방해 증상의 호전되었다는 결과도 전해진 바 있다.  

매우 드물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4일~6주 사이에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혈소판감소성 혈전증이 있는데 이는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과 혈전증이 동시에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에서 3건이 확인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중증환자나 사망자는 나오고 있다. 24일 0시 기준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1081명, 사망자는 470명이다.

브래드버리 박사와 연구원들은 중환자를 대상으로 이 두 가지 약물을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이며, 장기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환자가 가장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를 알아내는 것이 목표다. 중환자들에게 어떤 치료법과 조합이 장기적으로 가장 큰 이점을 가져다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