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사과, 포도, 감, 복숭아, 귤

신선한 과일을 먹는 즐거움은 크다. 과일이 주는 있는 그대로의 맛은 인류의 DNA에 각인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영양은 주식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채워준다.

그렇지만 과일을 꼭 생(生)으로만 먹을 필요는 없다. 어떤 경우에는 열을 가했을 때 좀 더 다양한 효능을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익혔을 때 색달라지는 과일들이다.

◆ 파인애플

파인애플이 토핑으로 올라가는 피자인 '하와이안 피자'는 정식 메뉴가 있음에도 국제적인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린다는 사실만으로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사람들을 괴롭히는 밈으로 이용되는가 하면, 유명 세프인 고든 램지나 아이슬란드 대통령 구드니 요하네손은 혐오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파인애플이 올라간 피자의 정통성이야 두고두고 이야기되겠지만 파인애플을 굽거나 익혀 먹을만한 효용은 충분하다. 일단 파인애플을 구성하는 섬유질은 거칠다. 그래서 그냥 먹을 경우 입안에서 거친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데 열을 가할 경우 부드러워져 훨씬 먹기 편해진다.

구글에서 'Grilled pineapple'로 검색되는 다양한 요리

파인애플에는 기본적으로 브로멜린(bromelin)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높아 육류의 소화를 돕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육류와 조화로운 메뉴 구성이 가능한 것. 파인애플 볶음밥이나 탕수육 소스에 파인애플이 애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파인애플을 익히게 되면 브로멜린에 민감한 사람들이 혀나 입안에서 느끼는 따끔함이나 허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단맛은 높여주는 효과도 발휘한다.

◆ 사과

사과 역시 익히게 되면 섬유질이 부드러워져 먹기에도 편하고 소화하기도 좋아진다. 그리고 펙틴(pectin)의 밀도가 높아진다. 항산화 물질인 펙틴은 인슐린 분비를 완만하게 하고 체내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사과를 익히면 수분과 유기산이 날아가는데 그만큼 당도가 올라간다. 사과를 조릴 경우 풍부한 섬유질로 변비와 장내 세균 불균형 개선에 좋다. 껍질째로 굽는 것이 가급적 영양소 파괴를 줄이는 팁이다.

◆ 포도

포도를 구워 먹는다? 쉽게 떠오르는 그림은 아니겠지만 포도 역시 굽게 되면 독특한 식감으로 바뀌며 단맛이 올라가고 향도 달콤해진다.

포도에 있는 다양한 비타민들 덕분에 육류·생선·해산물 등과 구워 먹게 되면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주메뉴 외에 디저트 용으로 비스킷 등에 곁들여도 좋다.

◆ 감

단단한 감은 그릴에 굽기에 적합하다. 반으로 쪼갠 감을 포도씨유나 카놀라유 같은 중성유를 발라 뒤집어가며 구워주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높은 단맛과 스모키 한 풍미를 지닌 감을 맛볼 수 있다.

구운 감 만들기 /macaro 갈무리

지난해 가을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가 트윗 한 '구운 감 레시피(焼き柿レシピ)'는 1주일 만에 5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방법은 아주 간단해서 감의 윗부분을 잘라 칼집을 내주고 오븐이나 토스트기에서 200℃로 10분 정도 가열해 주기만 하면 된다.

촉촉하고 육즙 가득한 감을 떠먹을 수 있는 형태로 완성되는데 경험해 보지 못한 맛에 디저트로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취향에 따라서는 갓구운 감에 버터나 크림치즈를 얹어서 녹이며 먹는 것도 추천한다.

◆ 복숭아

복숭아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이나 설탕 등으로 밑간을 한 뒤 그릴에서 5분 정도 구워보자. 비타민과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을 잃지 않고 농축된 상태로 섭취할 수 있다. 이들 성분이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구운 복숭아는 생으로 먹을 때와 전혀 다른 단맛을 내는데 특히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는 사실. 복숭아를 넣은 소스를 돼지고기에 뿌려 먹으면 고급스러운 요리가 된다. 포도와 마찬가지로 디저트 용으로 아이스크림 등에 얹어 먹는 것도 추천한다.

◆ 귤

귤을 구워 먹는 것은 꽤 알려져 있는 방식이다. 은박지로 감싼 귤을 프라이팬이나 오븐, 에어프라이어에 굽게 되면 색다른 귤 구이를 경험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굽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따뜻한 감촉과 풍성한 과즙이 특징이다.

좌측부터 귤껍질채소튀김, 멸치귤피튀김, 귤전 /사진=농사로

귤껍질과 양파·고구마·깻잎 등과 함께 튀긴 귤껍질채소튀김이나 잔멸치를 넣어 튀기는 멸치귤피튀김도 별미다. 귤 모양을 살려서 반죽에 얹어서 지져내는 귤전도 귤을 익혀 먹는 재밌는 방식이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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