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성·쐐기풀·협죽도는 직접 만지지 말아야
할미꽃을 이용한 민간요법도 피부에 문제 일으켜
아주까리 씨앗과 유박비료는 사람과 동물에게 위험

날씨가 풀리면서 산과 들로 나들이를 가는 일이 늘고 있다. 펜데믹으로 억눌려있던 활동성을 산행이나 둘레길을 돌면서 해소하기도 한다. 그런데 녹음을 즐기면서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눈으로만 보고 손으로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식물들이 있다는 사실.

옛날 사약의 원료로도 사용되었다는 천남성(天南星)은 전국 산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꽃은 봄에 피며 매력적인 모습의 빨간 열매는 가을에 맺는다.

천남성 /Hans-Martin Scheibner
천남성 /사진=Hans-Martin Scheibner

사약의 원료였던 만큼 독성이 강한데 만지기만 하더라도 피부가 부르트거나 물집이 생기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혹시라도 먹을 경우에는 질식과 호흡정지 등을 일으킬 정도로 위험하므로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할미꽃은 봄철 우리나라 전역에서 피는 꽃이다. '충성'과 '슬픈 추억'과 같은 꽃말에서 유추되듯 안타까운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할미꽃이 피고 난 뒤 열매를 덮는 흰색 털 때문에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이라는 의미로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부른다.

할미꽃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일찍이 할미꽃은 해열·소염·살균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해서 한방에서 사용되기도 했으며, 흰색 털을 생으로 찧어 환부에 붙이면 구안와사나 관절염이 치료된다는 민간요법도 전해져왔다. 문제는 생으로 찧어 피부에 붙이는 민간요법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피부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물집이 크게 생길 수 있으며 기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주로 숲속 습한 곳에서 자라는 쐐기풀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데쳐서 먹을 수 있는 채소라는 것을 고려하면 의외일 수 있다.

애기쐐기풀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쐐기풀의 잎과 줄기에는 가시털(자모)이 있는데 여기에는 포름산(formic acid, 일명 개미산)이 들어있어 스치기만 하더라도 따끔거림이나 가려움, 발진을 유발한다. 다행히 증상은 24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제주를 비롯한 남부 지방에서 자라는 협죽도는 맹독성 식물이다. 얼핏 복숭아꽃같이 보여 유도화(柳桃花)라고도 불리는 협죽도는 대기오염 정화 능력과 관상용으로서의 매력은 있지만 잎부터 뿌리까지 독성을 가지고 있다.

협죽도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협죽도의 독성을 구성하는 물질은 리신(ricin)으로 독성이 청산가리의 최소 10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얀 수액이 상처 난 피부에 닿아 흡수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소풍을 간 학생이 협죽도 가지를 나무젓가락으로 사용해서 사망한 사고도 있었던 만큼 매우 주의해야 하는 식물이다.

리신을 주의해야 하는 식물로 아주까리(피마자)도 빼놓을 수 없다.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거나 아주까리기름으로 등불을 붙이거나 복통 치료에 사용하는 등 우리에게 친숙하고 효용가치가 높은 식물이지만 간혹 사고를 일으킨다.

아주까리(피마자)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식물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덜하지만 씨앗에는 리신 성분이 농축되어 있어 성인에게도 위험하다. 성인 기준으로 씨앗 5개 정도만 섭취하더라도 복통·설사·경련 등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봄철에 뿌리는 유기농 비료에 중에 유박비료라고 해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을 이용한 비료가 있다. 아주까리 유박은 저렴한 가격으로 애용되는데 리신이 남아있어 사람과 동물에게 매우 위험하다. 개나 고양이가 섭취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설사·구토·혈변·장기 부전증 등을 일으키며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반려동물과 산책 시에 잔디밭이나 화단, 텃밭 등을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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