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대학원생 제리 드 보스의 플라스틱 분류 장치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일상 속 문제 해결 아이디어 2021년 지속가능성 부문 수상

열심히 분리수거를 한다고 하지만 구분이 어렵고 기준이 애매모호할 때가 많은 게 플라스틱이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성분에 따라 처리 방법이 다르고 재활용 가능 여부도 달라 들어가는 품만큼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의 제임스 다이슨 재단(James Dyson Foundation)이 주최하는 국제 학생 디자인 상인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James Dyson Award)'.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차세대 엔지니어들을 위한 이 상의 2021년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네덜란드 대학원생 제리 드 보스(Jerry De Vos)가 출품한 플라스틱 분류 장치 '플라스틱 스캐너(Plastic Scanner)'가 수상했다.

제리 드 보스가 플라스틱 스캐너를 들어보이고 있다. /TUDelft 갈무리

마치 스마트폰처럼 생긴 이 스캐너는 플라스틱에 갖다 대기만 해도 어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지 알려준다. 8개의 LED가 차례대로 대상 물체를 비추면 가운데 있는 센서가 빛 반사율을 측정해서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인지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LED가 쏘는 적외선을 이용한 이산형 근적외선 분광법(Discrete near-infrared spectroscopy)을 적용한 것이다.

이 플라스틱 스캐너로 분류할 수 있는 플라스틱은 PET·PE·PVC·PP·PS 등 다섯 가지로 분석 결과가 어느 정도로 정확한지도 표시된다. 참고로 이 다섯가지 플라스틱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약 75%에 해당된다.

플라스틱 분석 결과 /plasticscanner 갈무리
플라스틱 분석 결과 /plasticscanner 갈무리 ⓒ포인트경제CG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산업디자인공학과 대학원생인 제리는 자신의 경험이 발명의 계기가 됐다고 밝힌다. NGO와 몰디브에서 플라스틱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악과 재활용이 어려운 상황을 보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저소득 국가의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능력과 여건이 부족한 것에도 주목했다.

기존의 분류를 위한 플라스틱 스캐너는 혼합형 적외선 분광술 방식을 적용한 것들로 대당 4만 유로(약 5400만 원)에 이를만큼 고가다. 당연히 이런 가격은 저소득 국가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제리가 선보인 플라스틱 스캐너는 재료비 기준으로 대당 400유로(50만 원 대) 정도로 훨씬 저렴하고 바로 적용하기에도 유리하다.

제리는 제품 발명의 취지에 맞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오픈소스를 공개해 놓고 있으며 모든 구성 요소가 담긴 브레이크아웃 보드 키트도 제공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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