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 이었다. 얼음과 눈이 녹고 새 생명이 싹트는 시기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미 몇몇 꽃들이 봄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달 26일 동대문구 홍릉숲에서 올해 처음으로 복수초(福壽草, 얼음새꽃)가 노란 꽃잎을 피웠다고 전했다. 최근 5년간 복수초의 평균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는데, 올해 역시 평년보다 3주가량 빠르게 개화했다는 설명이다.

복수초 개화 /국립산림과학원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제주도 한라산 주변에서 세복수초(細福壽草)가 첫 개화를 하기도 했다.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세복수초는 일반적인 복수초보다 3배 이상 키가 크며 꽃이 필 때 잎이 가늘고 길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이름에 복(福)과 장수(壽)의 바람이 담겨있어 꽃말 역시 '영원한 행복'인 복수초는 이른 아침에는 꽃잎을 닫고 있다가 일출과 함께 꽃잎을 펼치기 때문에 11시부터 오후 3시가 꽃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복수초의 뿌리에는 아도닌(adonin)이라고 하는 강심성배당체가 들어있어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이뇨작용·정신쇠약증·물집 치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독성이 있으므로 1주일 이상 계속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매화는 예로부터 겨울바람을 견뎌내며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 인내와 극복을 상징해왔다. 그래서 사군자의 하나로 선비의 절개에 비유되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한다.

보통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는 1~3월, 중부지방에서는 3~4월에 개화하는 매화는 올해 절기 대한이었던 지난달 20일을 전후로 앞다투어 피어났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 공원에서 홍매화가 가장 먼저 피었는가 하면 경남 창원에서도 활짝 핀 매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홍매화
홍매화 /한국일보 갈무리

매화는 꽃차로도 마실 수 있다. 매화차는 기침과 구토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고 매화에 들어있는 주석산이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해 준다. 다만 과다 섭취 시 위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충남 태안의 바닷가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봄의 전령사' 풍년화(豊年花)가 피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풍년화는 2cm 안팎의 꽃잎이 마치 종이를 오려 붙인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만발할수록 그해에 풍년을 가져온다는 반가운 의미를 담고 있는 꽃이다.

풍년화 /천리포 수목원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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