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먹는 허브' 깻잎
높은 무기질 함량과 다양한 항산화 영양소, 항암물질 가지고 있어
수경재배 기술 개발로 노동강도 줄고 생산량은 늘어
한류의 영향으로 수출 기대감 높아지기도

깻잎 /사진=픽사베이, 쿠팡

다른 나라는 물론 북한에서도 먹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사랑받는 채소가 있다. 바로 깻잎이다.

들깨의 잎사귀인 깻잎은 특유의 향과 식감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지만 외국인들은 굉장히 낯선 향으로 느끼며 낙엽을 연상케하는 모양에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본래 영문명으로 'perilla leaf'이지만 ‘Korean perilla’라고 불릴 정도로 그동안은 '한국인이 먹는 허브'의 개념에 가까웠다.

보통 깻잎은 쌈 채소와 절임 반찬으로 많이 애용되며 전이나 김밥, 부각 등에도 활용된다. 탕과 볶음요리에 곁들여 풍미를 더하거나 먹을 수 있는 장식으로도 많이 쓰는데 사실 영양에 있어서도 매우 훌륭한 식재료다.

'식탁 위의 명약'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깻잎은 풍부한 영양을 자랑하는데 일단 칼륨·칼슘·철분 등과 같은 무기질 함량이 매우 높다. 특히 시금치보다 7배 이상 들어있다는 칼슘은 뼈 건강과 수면에 도움을 주며, 철분은 임산부를 비롯한 여성들의 빈혈 예방에 탁월하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른 비교 /이미지=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른 비교 /이미지=국립농업과학원

항산화 영양소인 폴리페놀(polyphenol)·베타카로틴(beta-carotene)·비타민A가 함유되어 있어 체내 활성산소 활동을 억제해서 신체 노화 방지와 피부미용에도 좋다. 면역력·시력 증진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눈의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를 풀어준다.

항암물질인 피톨(Phytol) 또한 깻잎에 포함되어 있는 영양소로 암세포와 병원성 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깻잎 속 페릴라알데히드(perilla-aldehyde)·페닐케톤(phenyl ketone) 등과 같은 성분은 입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깻잎은 밭에서 생산해왔기 때문에 병해충의 피해와 강도 높은 노동이 재배상의 단점이었다. 그런데 최근 수경재배 기술이 개발되어 병해충 문제 해결은 물론 노동강도는 줄어들고 수확량은 획기적으로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깻잎 수경재배 /사진=농사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깻잎 수경재배 시스템은 재배환경 센서를 이용해서 양·수분과 온·습도 등을 정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깻잎의 균일하고 빠른 성장이 가능하며 수확량도 20~3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토양관리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굽은 자세로 수확해야 하는 불편함도 줄었으며, 깻잎에서 자주 발생하는 잿빛곰팡이병·녹병·노균병 등의 발생도 적다고 설명한다.

잎들깨(깻잎) 수경재배 도입 사업성과 /농사로 갈무리

이 같은 결과에 힘입어 금산군은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수경재배 시스템 사업을 확대해 수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9년 발표한 내용에는 한국산 파프리카·딸기·포도 등과 함께 깻잎을 새로운 주력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지금은 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되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깻잎이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되었는가 하면, 한국 콘텐츠가 널리 인기를 끌면서 쌈을 중심으로 깻잎을 먹는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한국 허브'의 매력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지켜볼만한 일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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