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제, 광택제, 김치찌개, 아이스팩

냉장고에 하나쯤은 있는 케첩. 사놓고 먹기도 하지만 배달음식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기도 하는 케첩은 꼭 소스가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케첩에는 식초가 들어가 있는데 이는 아세트산이 들어있다는 말과 같다. 아세트산은 다양한 유형의 때를 제거하고 살균력이 좋아 세정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아세트산과 라이코펜이 들어있는 케첩은 녹을 제거하거나 세척을 할 때, 광택을 낼 때 사용하기 좋다.(관련기사 '녹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법')

케첩과 아세트산 화학식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주방용품·야외가구·철물도구 등에는 녹 반점이 생기기 쉽다. 이때 녹이 슨 부위에 케첩을 두껍게 바르고 30분~1시간 정도 기다린 뒤 부드러운 천으로 문질러 주고 헹궈주면 말끔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과 같이 제설용 염화칼슘 등으로 인해 자동차 휠이나 차체 밑 부분에 녹이 생겼을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녹은 아니지만 유사한 형태로 음식이 탄 냄비를 닦을 때도 케첩을 바르고 기다린 뒤에 닦아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너무 심하게 탄 것은 베이킹소다나 각설탕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구리나 은의 광택을 살리는데도 케첩은 유용하다. 구리로 된 냄비나 프라이팬, 주전자 같은 경우는 사용하다 보면 변색이 되기 쉽다. 이때 케첩을 바르고 닦아주면 본래의 색을 찾을 수 있는데, 변색이 심할 경우에는 케첩 위에 굵은소금을 뿌려주면 약한 연마 작용이 더해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은 팔찌와 같은 장신구는 부드러운 천과 케첩만으로 닦아주더라도 광택을 되찾을 수 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찌개는 케첩과 콜라보가 되기도 한다. 덜 익은 김치로 김치찌개를 할 경우 새콤한 맛이 나지 않는다. 이때 약간의 케첩을 넣게 되면 신맛과 단맛, 감칠맛까지 가미되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일회용 케첩을 아이스팩 처럼 /사진=sosswim 

일회용 케첩이 냉장고에 쌓여있다면 일종의 미니 아이스팩처럼 사용할 수 있다. 케첩은 냉동실에 넣더라도 단단하게 얼지 않기 때문에 국소적인 냉찜질에 사용하기 쉽고 긴급하게 필요할 경우 유용하다.

한편, 지난해 4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미국인의 케첩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봉쇄로 인해 포장 판매가 급증하고 방역을 위해 일회용 케첩의 수요가 높아져 품귀현상이 일어나다 보니 온라인 경매에 일회용 케첩이 엄청나게 등장한 것. 급기야 일회용 케첩 1개에 1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일회용 케첩 온라인 경매
당시 일회용 케첩 온라인 경매 /월스트리트 저널 갈무리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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