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울 추위에 움츠려들면서도 손 한쪽에는 꼭 쥐게 되는 스마트폰. 그런데 생각보다 유독 겨울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빠르게 닳는다는 느낌이 든다. 단지 기분 탓일까?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은 대부분 리튬이온전지를 쓴다. 휴대용품에 사용되는 만큼 가벼우면서도 고용량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표적인 이차전지이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전지는 리튬코발트산화물로 이루어진 양극(+)과 흑연으로 이루어진 음극(-)으로 구분되어 두 극을 분리시키는 분리막과 내부를 채우는 전해질로 구성되어 있다. 양극과 음극의 산화환원 반응으로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서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충전을 할 경우 리튬 이온들이 음극으로 들어가 있다가 방전되는 과정에서는 양극으로 이동하는 원리다. 이때 전해질은 리튬 이온의 움직임이 원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기온이 낮을 경우에는 화학반응이 느려지는데, 특히 전해질의 역할이 급격히 둔해져 리튬 이온의 이동속도 역시 느려지게 된다. 결국 전압이 낮아지고 발생하는 에너지의 양도 낮아져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되고 빨리 닳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겨울에 스마트폰 배터리 표시가 빨리 줄어든다는 느낌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니라는 것.

문제는 너무 높은 온도 역시 리튬이온전지에는 좋지 않다. 온도가 55℃ 이상 올라가면 방전 속도도 빨라지고 열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으로 떠올리면 55℃가 쉽게 이해가 안 되겠지만 여름철 직사광선이나 차량 내부라는 조건 등이 더해져 스마트폰 기기 내부의 온도와 압력에 영향을 미치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온도다.
한편, 스마트폰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충전을 하고 충전 이후에는 케이블을 분리해 주는 것이 좋다. 보통 40~80% 정도의 배터리 상태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또한, 보관 장소의 온도를 적당히 유지해 주고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나 앱은 꺼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 배터리 소모를 고려하면 화면 밝기와 소리크기 조절도 도움이 된다.
케미컬뉴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