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라면과 소스의 판매 증가는 팬데믹과 불황이 하나의 원인
항상성을 유지시켜주는 아답토젠의 부각 속 관련 제품들 증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스트레스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생활패턴이 달라지고 사람들 간의 교류도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도 제한이 많은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먹는 것을 통한 해소가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이 되고 있는데 매운맛 소비의 증가와 항상성을 높여주는 아답토젠 제품의 증가가 눈에 띈다.

이마트에서 고지하는 매운 라면 /이미지=이마트
이마트에서 고지하는 매운 라면 /이미지=이마트

이달 초 이마트가 공개한 지난해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매운 소스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진다. '불닭·핵불닭' 소스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것을 필두로 칠리소스 15.5%, 고추장 5.4%, 와사비 27.6%의 매출 증가를 보인 것이다.

매운 라면류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봉지 라면 전체 매출액은 1% 성장했지만 '불닭볶음면'·'틈새라면'·'앵그리 너구리' 등과 같은 매운맛 라면은 7%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매운맛은 뇌에서 통증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진통 효과를 내기 위해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이로 인해 일시적이나마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발휘되는데, 지금과 같은 팬데믹과 불황이 매운맛 음식 소비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매운맛과 일종의 '불황 심리학'과의 관계는 꽤 오래됐고 업계에서도 설득력을 얻는 편이다. 1997년 IMF 직후에 짬뽕과 떡볶이, 닭발의 신드롬급 유행이나 2008년·2013년의 경제 위기 때 매운 라면의 급격한 소비 증가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저렴한 금액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팬데믹 상황은 면역력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항상성의 중요성을 떠오르게 했다. 항상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답토젠(adaptogen)이다.

항스트레스성 자연물질로 인정받는 아답토젠은 스트레스나 감염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내 불균형 상태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보통 인삼·허브·강황·버섯(영지, 차가)·마카 등에 많이 들어있으며, 최근에는 기능성 식품에 첨가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답토젠이 풍부한 식재료 /사진=
Eating Well

건강식품 전문 회사 더 누에 코(The Nue Co.)에서 선보인 '디스트레스 360(Destress 360)'이나 펩시에서 선보인 기능성 탄산수 '소울부스트(Soulboost)'는 아답토젠이 함유된 것을 내세워 홍보한다. 아답토젠이 함유된 버섯 가루를 커피나 초콜릿에 넣기도 하는데 세계적인 제과 업체 몬델레즈(Mondelēz)는 영지버섯을 함유한 견과류 버터 제품인 '밀리 그램(Millie Gram)'을 출시하기도 했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인 리서치앤마켓(searchAndMarkets)은 아답토젠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9년 24억 4140만 달러(약 2조 9050억 원)에서 2025년 39억 9334만 달러(약 4조 7520억 원)로 증가, 연평균 8.5%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답토젠 제품에 대한 R&D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인지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답토젠 시장 성장 예측 /이미지=researchandmarkets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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