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06-07 11:03 (수)
[꽃값 폭등] 울부짖는 소매상들..."속상하고 억울하다"
상태바
[꽃값 폭등] 울부짖는 소매상들..."속상하고 억울하다"
  • 이민준 기자
  • 승인 2022.01.05 10:28
  • 댓글 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미 한송이 5천원~1만 원대 였던게 지금 2~3만원"
"화훼시장은 누구를 위한 도매 시장인가"
화훼산업, 최근 5년간 생산·수출입은 지속적 하락...팬더믹으로 이중고
"도매상의 꽃 가격 담합 의심돼", "화훼산업 도·소매 분리해야"

꽃 가격이 폭등했다. 꽃 가게에서 장미 꽃다발 하나를 사려면 5만 원이 넘어간다. 하지만 꽃값이 천정부지여도 꽃 소매상들은 울고 있다. 왜일까?

꽃 /사진=픽사베이

지난 3일 화훼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꽃 소매상들의 울분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쟁터 같은 시장에서 겨우 사온 꽃들인데 고객들의 불평이 심하다. 죄송하면서도 꽃값이 너무 폭등했다 말씀드려도 이해 못 하신다. 남은 졸업식 예약받는 것도 자신 없다. 받은 예약도 다 취소하고 싶다"

"2~3만 원 문의나 예약은 못 받는다. 작년 3만 원대가 지금 5만 원대와 같다고 말하고 받는다.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가 없다"

"한송이 만원이다 하니 다들 전화를 끊는다. 단골분들은 이해해주면서도 많이들 실망한다. 속상하고 잠도 안 온다"

"직원 월급도 줘야 하는데 꽃값 인상 때문에 미칠 것 같다"

지난 3일 한 화훼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매상들의 성토글들 

양재 화훼단지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장미 한송이가 5천 원~1만 원대 였던게 지금 2~3만 원이다. 붉은 장미 중 인기많은 가넷잼 장미는 한 단에 9만 원이다. 비교적 저렴했던 소국도 비싸졌다. 다들 그냥 버티고 있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국내 꽃 시장에서 도매나 중도매인이 문제가 많다고 했다. 유통이 너무 안 좋아서 정부차원에서 고쳐줘야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생긴 일도 아니고 몇 년 전부터 이런 추세가 더 심해졌다고도 했다. 

국내 화훼 소비는 졸업·어버이날 등 특정 행사에만 많이 이루어지는 편이다. 화훼기능사나 기사 시험 시즌에도 꽃 가격은 많이 오른다고 한다.

지난 3일 한 화훼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매상들의 성토글들 

꽃값 폭등의 원인은?

화훼 커뮤니티에는 이렇게 심각하게 꽃값이 오른 이유로 도매상들의 담합이 의심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꽃집 사장님들이 졸업시즌에는 예약 건들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도매상의 꽃을) 다 구입해주니 계속 꽃 가격이 치솟는다. 공급은 딸리고 수요가 많으니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이런 식의 비정상적으로 올리는 건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

"작은 단의 안개꽃을 또 반으로 갈라 2만 원에 팔겠다는 도매업자 이야기를 들었다. 화훼시장은 누구를 위한 도매 시장인가. 이럴 거면 바닷가에 몰려있는 회타운처럼 운영해라. 제시하는 가격에 맞는 가치 있는 꽃을 사입하고 싶을 뿐이다."

양재 aT화훼공판장 생화꽃도매시장 건물과 내부 가게들 ⓒ케미컬뉴스
양재 aT화훼공판장 생화꽃도매시장 건물. 내부에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꽃들이 진열되어 있다. ⓒ케미컬뉴스

"경매권을 사는 중도매인이 많아져 경매가가 오른 것도 사실이지만, 도매업체의 담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갈라치고 터무니없이 올리는 데 다들 영수증 모아서 공정위에 신고하자", "장사할 수 없을 정도로 올려버리니 정말 미치겠다", "손님들이 와서 전부 불평한다. 꽃값이 너무 올라 풍성하게 만들어주지도 못하고. 너무 폭등해서 그렇다고 말씀드려도 실망하는 고객님들 이야기를 들으며 억울하고 미치겠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수요로 정부와 지자체가 화훼 농가의 꽃을 대량으로 사들여 꽃값이 올랐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 도매상이 소매 역할을 지속해 로드샵 꽃집들이 줄어들면 일반 소비자들도 역시 피해를 입게 되며, 결국에는 도매상의 꽃 가격 담합을 막을 수 없게 된다는 것. 그러나 이것만이 원인은 아니다.

국내 화훼 생산과 소비 추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화훼산업의 최근 5년간(2014~2018년) 생산 및 수출입은 지속적 하락세다. 또한 글로벌 팬더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화훼 산업의 변화 추이 /2021년 '화훼산업 현황 및 활성화 방안', KOITA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국내 화훼 재배농가수와 재배면적은 2005년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고, 생산액은 1조 원에서 반으로 줄어 5천억 원 수준이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화훼류 수입이 늘고 소비에 있어서는 졸업 시즌 등 특정 행사에만 기대는 경향으로 소비 생활화도 정착하지 못했다. 거기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 정부는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화훼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우리 국민 1인당 꽃 소비액은 2005년 기준 5만2천 원이었고, 2020년은 1만2천 원 수준이다.(일본은 6만 원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약 5배) 세계적으로 1인당 화훼류 소비액이 가장 높은 스위스는 18만 원 정도고, 덴마크는 15만 원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화훼류 평균경락단가 변화 /2021년 '화훼산업 현황 및 활성화 방안', KOITA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는 화훼 소비 촉진책으로 소속산하기관과 농협 등에서 '꽃 생활화(1Table 1Flower)' 캠페인을 벌리기도 했다. 정부가 화훼농가에서 꽃을 사들이고 이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식의 유통 경로도 만들었고, 지자체가 돕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월 '화훼산업 현황'에 따르면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평균경락 단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월 기준으로 장미가 2019년 7712원에서 2020년 6602원으로 이전보다 14% 하락했고, 튤립은 43%, 안개는 22%, 백합은 21% 하락했다고 보고되었다.

하지만 소매상들은 3만원에 팔 수 있던 장미 꽃 한 다발이 지금은 5~6만 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4일 양재 꽃시장(aT화훼공판장) 지하꽃상가 내부 전경 ⓒ케미컬뉴스

"화훼산업 도·소매 분리해야"

수산물이나 축산물 시장은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때문에 도매 구조상 소비자가 도매가로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편이다. 반면 화훼산업은 농장에서 보내진 꽃은 경매를 통해 도매시장과 소매상, 그리고 일반 소비자 또한 동일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일부 농수산물시장에서도 도매와 소매 분리 없이 판매하지만, 도·소매 간 건물과 영업시간 구분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양재 꽃시장(aT화훼공판장)도 도매시장과 소매점포가 구분되어 있고 운영 시간도 구분돼 있지만 소비자들의 도매시장 출입에 제한이 없다.

A씨는 "해외 화훼 도매시장은 명찰이 있어야 들어가는데 우리나라는 구분이 없다"라며 "몇 년 전에는 출입증 목걸이를 만든다고 인당 6천 원씩 걷어놓고는 사용하는 건지 깜깜무소식"이라고 말했다. 

꽃은 우리의 긍정적인 감정을 이끌어내고 편안함을 주며, 가습과 항습·공기 정화 등의 효과로 우리 생활에 좋은 영향을 준다. 화훼시장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해 소매상들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은 가까운 동네에서 꽃을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케미컬뉴스 이민준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성민 2022-01-19 09:41:16
꽃집없이도 잘 사는데 꽃집이 필요한 이유나 들어보자

성광식 2022-01-08 13:45:03
화훼협회나 도매상들이나
지들 주머니 채우기 바쁜,
지들 잇속만 지키는 혐오스러운 쓰레기집단이다.

도매,중도매상들?
도매,중도매상들은 지들이 남기고싶은대로 받아 처먹는다.
왜? 남들 피빨아먹어서 지들 건물 사고 외제차 유지해야하니까.
경매가에서 올려쳐먹고 중간도매상이 빨아먹고 5배 7배나 뛴 가격은
그대로 소매꽃집주인들과 소비자들이 책임을 떠안고 있다.

화훼협회?
소매상하고 소비자들이 피해보던 말든
도소매 통합 유지하고 개나소나 도매참여 시키고있다.
도매시장에서 소비자한테 같은 가격에 팔아 시장구조를 박살내고
도매상이 아닌 기업에게도 경매참여권한을 줘서 가격 상승을 유도시킨다.

꽃만큼은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내려가면서 낙찰하는 방식이라
당연히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된다.
이대로라면 꽃집 다 망한다.

힘든 꽃길 2022-01-07 00:23:24
그나마 잘 정리된 기사네요
소상공인 돕자는 정부는 몇십년간 소매꽃집은 어떻게 철저히 외면해 온 것인지!!
비단 도소매 분리가 되지 않는 문제 뿐만 아니라 꽃도매상가는 현금만 받고 카드결제를 물으면 당당하게 10%를 요구하고 있어요. (심지어 면세업이라는!)
경매 때는 구분되는 꽃 등급이 도매상인들로 넘어오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판매 되고요.
현금영수증 발행은 꿈도 못꿀 분위기며
연말 계산서 발행하러 가면 비웃고 성질내고 거부하는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투명한 시스템 제정비가 절실한 상황이예요.

싫어요누르는건뭐지 2022-01-06 01:58:08
여기서 싫어요 누르고 다니는 사람은 이유나 들어보죠

해치 2022-01-06 01:14:46
한때 플라워샵 창업을 꿈꾸고 자격증 따고 레슨도 받으러 다니다가 지금은 체인본부+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여기도 힘들어요ㅜㅜ 고객들은 이미지대로 나가기를 원하는데 수주에서는 발주가가 안맞으니 작게 나가고 장미한단에 이만오천원 가져오셨다고,,, 주문도 안받아주고ㅜㅜㅜ 고객들은 또 클레임 전화오고 언제쯤 나아질까요ㅜㅜㅜㅠㅠㅜ

케미컬뉴스

  • 상호명 : 액트원미디어 (제호:케미컬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04656
  • 발행일 : 2017-08-01
  • 등록일 : 2017-08-17
  • 발행·편집인 : 유민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유정

NEWS SUPPLY PARTNERSHIP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CONTACT

  • Tel : 070-7799-8686
  • E-mail : news@chemicalnews.co.kr
  • Address :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로 82, 무이비엔 빌딩 5F 502호
  • 502, 5F, 82, Sangdo-ro, Dongjak-gu, Seoul (07041)

케미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케미컬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