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산, 부피대비 고밀도 에너지 저장 소재
UNIST, 성균관대, DGIST 연구진과 공동연구
촉매입자에 초미세균열 내는 특수 기술 이용해 고성능 주석 산화물 촉매
개미산 생산 19배 이상↑향상, 반응 부산물인 수소 생성 70%↓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 공개, 표지논문 선정
탄소 저감은 전 세계적인 과제이며,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기화학적인 이산화탄소(CO2) 전환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개미산으로 전환해 재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개미산은 공업원료로 식품과 가죽 처리, 제약 산업에 널리 사용되며 연료전지 연료와 수소저장체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개미산(Formic acid, 화학식 HCO2H)은 액체로 상온에서 53g/L의 우수한 부피 대비 수소저장밀도를 가지는데, 이는 기존 350 기압의 압축수소가스가 함유하고 있는 14.7g/L의 수소저장밀도보다 월등한 수소저장용량이다.
부피 대비 고밀도 에너지 저장 소재인 액상 개미산으로 직접 개미산 연료전지 혹은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의 사용은 이송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가스배관 등의 설비 구축이 용이하지 않은 소규모 도서지역의 전원장치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산화탄소는 촉매 소재의 개발이 필수적인데 주로 이러한 촉매는 값비싼 귀금속이 사용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성능 좋고 값싼 촉매가 필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개미산으로 전환하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지난 1일 에너지화학공학과 권영국 교수팀과 성균관대, DGIST 연구진과 함께 촉매 입자에 초미세균열을 내는 특수 기술을 이용해 고성능 주석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촉매는 기존 상용 주석 산화물 소재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적고, 개미산의 생산 속도가 19배 이상 향상, 반응 부산물인 수소 생성도 70% 줄었다는 것. 값은 싸지만 반응속도가 느리고 반응 부산물 생성도 많은 기존 주석 촉매는 부산물이 많이 생길수록 전기에너지가 원치 않는 반응에 낭비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주석 촉매 입자에 초미세 균열을 내기 위해서 양이온 주입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주석 산화물 입자 내부에 리튬 양이온이 주입되면 가지런했던 원자 배열이 어긋나게 되고, 이 어긋난 원자배열들(입계 결함)이 이동하면서 입자 내부에 약 1 nm(나노미터, 10-9 m) 이하의 초미세 균열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연구팀이 찾아낸 최적의 미세균열 크기로 개미산 생성 속도와 선택성이 향상되고 부산물 생성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또한 핵심 중간 생성물이 촉매 초미세 균열 내부의 한쪽 표면에 흡착될 때 맞은편 촉매 표면과 상호작용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드는 원리를 규명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개미산 생성이 극대화되고, 부산물인 수소 발생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반응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이 핵심 중간 생성물이 만들어지는 반응이 이산화탄소 변환(환원) 화학반응 중 가장 반응속도가 느리고 어려운 반응 단계라고 한다.
UNIST 권영국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기술은 다양한 전기화학 촉매 연구 분야로 확장이 가능해 의의가 크다"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전기화학 분야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논문명 'Design of less than 1 nm Scale Spaces on SnO2 Nanoparticles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CO2 Reduction'으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