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존재하는 파편은 통제도 어렵고 빠르기 때문에 아무리 작더라도 위험
작살·자석·레이저·끈끈이·로봇팔 등을 활용한 쓰레기 수거 시도 중
우주 쓰레기 감시 및 제거 시장의 지속적 성장 기대 

최근 러시아의 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이 국제적인 문제가 됐다. 국제우주정거장(ISS) 부근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시킨 것인데 다량의 파편을 발생시켜 ISS에서 활동하는 우주인들과 우주비행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우주에 있는 물체를 추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오랩스(LeoLabs)도 이번 요격으로 발생한 파편들을 뉴질랜드 레이더를 통해 포착했다고 밝혔다.

우주에 존재하는 파편들은 통제하기가 힘들고 빠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공기 저항이 없는 공간으로 파편의 속도가 총알보다 8배 정도 빠른 7km/s에 이르기 때문에 작은 파편이더라도 위성이나 통신위성의 기능을 마비시킬 충분한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마비된 위성은 그 자체가 또 다른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우주 쓰레기로 인한 ISS 로봇 팔의 손상 사진/ Newsweek 갈무리(캐나다 우주국, NASA)

이번 실험으로 인해 우주에 존재하는 파편, 즉 우주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5월 기준으로 우주 궤도상에 소프트볼 보다 큰 파편이 2만 3천여 개가 있고, 1cm 정도의 파편은 50만 개, 1mm 정도의 파편들은 1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급성장 중인 유인우주선 시장과 지속적이고 안전한 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현재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18년 영국 서리대(University of Surrey)와 에어버스는 ‘리무브 데브리스(RemoveDebri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청소 위성을 발사해서 그물로 쓰레기를 포획하는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당시 목표물을 포획하기는 했지만 그물과 위성이 떨어져 있어 처리하는 데는 실패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을 개선해서 티타늄으로 만든 작살로 목표물을 포획, 대기권으로 낙하시켜 태우는 방식을 시도 중에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은 엘사(ELSA) 시리즈로 쓰레기 청소에 나섰다. 지난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ELSA-d'는 거대 자석판이 설치된 쓰레기 수거 위성이다. 대부분이 금속 성분인 우주 쓰레기를 끌어당겨 모아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태워버리는 원리다.

실시간 ELSA-d 추적하는 화면 /astroscale 갈무리

또 다른 일본 회사 '스카이퍼펙트JSAT'는 먼 거리에서 우주 쓰레기를 향해 레이저를 쏴서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는 위성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 방식은 NASA에서도 가능성과 실효성을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 스타트업 '스타트로켓'은 '폴리머폼'이라는 일종의 끈끈이를 이용한 방법을 개발 중이다. 미세 쓰레기가 모여있는 곳에 폴리머폼을 거미줄처럼 쏴서 한꺼번에 포집하는 방식으로 앞선 방법들과 마찬가지로 대기권을 진입하며 쓰레기를 태운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끈끈이를 이용해 거미줄처럼 쏴 우주 쓰레기를 포집하는 방식 /startrocket 영상 화면 캡처

2025년 4월에는 2013년에 발사된 소형 위성 ‘베스파(VESPA)’의 잔해를 청소하기 위한 우주선이 발사된다. 스위스 기업 '클리어 스페이스'社가 준비한 이 우주선은 쓰레기 탐색을 하는 인공지능 카메라와 쓰레기를 수거하는 4개의 로봇팔로 구성되어 있다. 수거한 쓰레기를 대기권으로 끌고 내려와 태워버리는 방식을 반복하며 약 100kg의 우주 쓰레기를 처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베스파 제거 과정 /이미지=therobotreport 갈무리

이 같은 기술들이 정착이 되면 공익적인 효과 외에 우주 정거장이나 위성을 운영하는 국가·기업으로부터 주문을 받는 수익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우주 쓰레기 감시 및 제거 시장이 2021년 8억 6642만 달러(약 1조 300억 원)에서 2028년 13억 6267만 달러(약 1조 62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Fortune Business Insights 갈무리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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