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승자'와 함께 코미디의 부활 염원, 기대
웃음의 건강 효과...면역력 강화,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통증 감소, 근육 이완, 심장병 예방, 회복탄력성 강화

KBS 유튜브 화면 캡쳐

지난 13일 KBS가 지상파 유일 공개코미디 경연 프로그램 '개승자(개그로 승부하는 자들)'를 선보였다. 개그로 이름을 떨친 13개 팀이 참여하며 매 라운드마다 치열한 개그 승부를 펼치게 된다. 이날 '개승자'는 시청률 5%(닐슨코리아 시청률 조사)를 기록하면서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1년 5개월 전 '개그콘서트'가 폐지된 이후 개그맨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코로나19 등의 영향과 더불어 무대 코미디도 쉽지 않게 되었다. 요즘은 유튜브를 통한 개그맨들의 활동 등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개승자'를 비롯해 코미디의 부활을 염원하는 이들의 기대 속에 그 전성기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웃는 아이들 /사진=픽사베이

웃음. 떠올려보면 어린 시절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웃곤 했다. 웃음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여섯 살 난 어린이는 하루에 300번을 웃지만 정상적인 성인은 보통 7번 웃는다고 한다. 자라고 성인이 된 우리 삶은 점점 더 진지해지고 자주 웃지 않게 되었다. 코로나19, 경제난, 힘들고 끔찍한 사건 사고 소식들이 매일 넘쳐나는 요즘 사회에서 웃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우울함과 무기력증 등 정신 심리 상담이나 도움말, 정보도 많이 찾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웃으면 좋다는 게 참 많다.

웃음과 건강 효과

정신건강 콘텐츠 헬프가이드에 따르면 웃음은 ▲면역력 강화,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통증 감소, ▲근육 이완, ▲심장병 예방 등의 신체적인 건강상의 이점을 가진다. 또한 정신건강에는 ▲삶의 열정 증가, ▲불안과 긴장 완화, ▲회복탄력성 강화 등의 도움을 준다. 사회적으로는 ▲관계 강화, ▲매력, ▲팀워크 향상&그룹 결속 촉진, ▲갈등 완화 등의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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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이로운가 /이미지=BestMasterOfScienceInNursing

어떻게 이런 효과들이 나타날까.

웃으면 뇌하수체에서 기분 좋은 화학물질인 엔돌핀(Endorphins)과 같은 자연 진통제가 나오고, 부신에서는 염증을 치료하는 화학물질이 나와서 진통 효과를 준다. 일본 오사카 대학원 신경기능학 연구팀에 따르면 웃음은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증가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며 세포조직의 증식에 도움을 준다. 웃으면 백혈구의 일종이며 암세포를 공격하는 혈액 중의 내추럴 킬러(NK) 세포의 움직임이 활성화되어 많이 웃는 사람일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웃음의 의학적 효과를 연구해 온 미국의 리버트 박사는 웃음을 터트리는 사람에게서 피를 뽑아 분석해 보면 암을 일으키는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세포가 많이 생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드레날린·코르티솔·노르에피네프린의 화학구조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 아드레날린·코르티솔·노르에피네프린의 화학구조

웃으면 심장이 빨리 뛰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는데 혈액순환이 잘 돼서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코르티솔(Cortisol)과 아드레날린(adrenaline)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 혈압이 낮아지게 된다. 고혈압·당뇨병 등의 환자들에게 매일 30분씩 코미디 프로를 보게 한 미국의 한 대학 연구결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주는 염증 수치가 66% 낮아지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26% 올라갔다.

웃는 것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면역 세포가 감염과 싸우는 항체를 증가시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웃음으로 동맥이 이완되어 심박동 수는 증가하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해 혈압을 낮춰준다. 세포는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 면역성이 높아진다. 스트레스와 긴장 완화가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육체적인 긴장과 스트레스 완화, 근육을 이완시킨다. 한번 쾌활하게 웃으면 몸속의 650개의 근육 중 231개의 근육이 움직이며 얼굴 근육은 15개가 움직여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10~15분 동안 웃으면 약 40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윌리엄 프라이 박사는 한번 웃을 때 에어로빅 5분의 운동량과 같고, 20분의 웃음은 3분 동안 격렬한 노 젓는 운동량과 같다고 말한다. 

노르웨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웃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았으며, 이는 암과 싸우는 환자들에게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웃으면 우리 몸에서 이렇게 좋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니 더 웃을 이유가 생겼다. 웃을 일이 없어도 억지웃음조차 효과가 동일하다고 한다. 

KBS '개승자' 프로그램 화면 캡처 /KBS

웃기는 게 직업인 개그맨들이 활약할 장이 더 많아지면 우리가 웃을 일도 더불어 많아지지 않을까. 개승자의 첫 방송은 경연프로그램의 간판 아나운서 김성주의 평소보다 더 힘찬 목소리로 소개된 박성광과 이수근 두 팀의 대결로 펼쳐졌다.

오랜만에 한 곳에서 만나보는 낯익은 개그맨들. 그 출현만으로도 웃음기를 유발하는데 반가움과 애틋함, 절실한 마음이 교차하는 건 왠지 웃음과 눈물, 사람의 가장 환희의 표정과 슬픔의 표정이 같기 때문일까. 만감이 교차하는 '개승자'가 개그의 승승장구 시대를 진짜 계승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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