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안 화분에 생긴 '민달팽이'
거북 알로카시아 화분에 생긴 '응애'

트리안 화분 ⓒ포인트경제

실내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트리안(마디풀과, 학명:Muehlenbeckia complexa) 화분을 들인 건 몇 개월 전이었다. 얇고 작은 동글동글한 잎들은 아주 매력적이었고, 실내 분위기를 살려주는 데 한몫을 해내는 이 녀석에 더욱 애정이 갔다.

어느 날부턴가 건강하게 자라던 '트리안' 화분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가늘고 길게 뻗으며 앙증맞게 붙어있던 잎새들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고 새로나는 잎들도 크게 자라지 않게 되었다. 

수분과 영양제를 보충해주거나 볕과 환기 등을 신경 써 봤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민되는 즈음에 이 화분에서 달팽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트리안 화분에 생긴 민달팽이 ⓒ포인트경제

더듬이 한쌍을 움직이는 달팽이가 순간 반가웠던 것도 잠시, 집이 없는 달팽이인 거 보니 '바로 이게 그 민달팽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몇 달 전에 알게 된 식물 화분 해충 중에서 진딧물, 깍지벌레, 민달팽이, 온실가루이 등이 있다는 내용이 떠올랐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달팽이는 채소류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분류되고 환경적응성이 강하며 잡식성이다. 주로 흙속에서 서식하고 야간에 활동하는데 민달팽이는 특히 껍데기가 없어서 몸 표면을 항상 습하게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낮에는 주로 식물체 속이나 흙 속에 숨어있다가 밤이나 날씨가 흐린 날 지상부로 나와 가해한다. 몸 표면에 끈끈한 액을 분비하며 가해를 하므로 피해받은 부위는 이 분비물과 함께 지저분한 부정형의 구멍이 많이 뚫린다. 

방제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 민달팽이의 방제법으로 흙 표면을 건조하게 하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으로 맥주를 컵에 담아 땅 표면에 같은 깊이로 묻으면 달팽이들이 유인해 죽이는 방법이 있다. 또 방제를 위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커피 찌꺼기를 뿌려주면 커피 찌꺼기에 녹아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달팽이의 몸을 녹이며, 커피 찌꺼기를 덮개 재료로 이용하면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트리안 화분의 시들시들해진 원인이 민달팽이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트리안 화분의 흙을 새흙으로 갈아주고 달팽이가 출몰했던 흙은 판에 얇게 펴서 건조시켰다. 

시들시들해진 트리안 화분의 흙을 모두 새흙으로 갈아서 두 개의 화분으로 나눠어 분갈이 해주었다. ⓒ포인트경제

민달팽이 외에도 최근 다른 해충도 경험하게 됐는데, 그것은 응애(Spider mite, 거미강 진드기목 응애과)였다. 

비교적 큰 이파리가 용맹하게 솟아 뻗은 모양을 하고 있는 거북 알로카시아(천남성과, 학명:Alocasia Amazonica) 화분에 무언가 거미줄같이 얇은 줄들이 엉켜 붙어있는 걸 발견했다. 물티슈로 잎을 닦아내 보니 갈색의 가루들이 묻어났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응애는 매우 조그마한 적색의 거미같이 생겼는데 구제하기 무척 어려운 해충이다. 고온 건조한 조건에서 많이 발생하며, 번식이 왕성해서 초기에 방제해야 한다. 응애류는 잎 뒷면에서 세포 내용물을 빨라 먹기 때문에 잎 표면에 작은 흰 반점이 무더기로 나타나고 심하면 잎이 말라죽는다. 

응애가 생긴 거북 알로카시아 화분 ⓒ포인트경제

또한 크기가 매우 작아서 눈으로 봐서는 발견하기 힘든 해충이다. 응애가 생긴 알로카시아의 잎과 가지 사이에 거미줄처럼 가는 실이 있고 실의 중간중간에 작은 하얀 점들이 있었다. 살충제를 사둔 게 있었지만 일단 응애가 생긴 알로카시아 화분의 잎을 흐르는 물로 손으로 씻어 주고, 계속 관찰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나타나는 응애를 지속해서 물티슈로 잎을 하나하나 닦아주었다. 

아주 여러 번 지속하니 이제 거미줄 비슷한 건 보이지 않았지만, 완전히 없어졌는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세심하게 관찰하고 들여다 봐주는 만큼 푸릇푸릇 건강한 모습을 뽐내는 식물들. 우리가 식물에게서 얻는 힐링만큼 건강한 환경 관리를 조성해 주기 위해서는 역시 애정 어린 관찰이 필요하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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