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인생의 중반에서 나를 돌아보다
저탄수화물 식단과 손쉬운 운동...내 몸의 변화 관찰
"과식이 비만의 주원인은 아니다"
가공된 탄수화물 줄이고 몸에 좋은 탄수화물 섭취해야

바쁜 현대인들은 다양한 스트레스 속 환경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현저히 줄어든 요즘, 체중이 불어나 고민이 많아졌다. 젊을 때는 뭘 먹어도 다 잘 소화해낸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왠지 모두 살로만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 저탄수화물 식단 다이어트로 건강하게 체중감량을 하며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탄고지 식단 /사진=픽사베이

고양시에 살고 있는 4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요즘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체중 감량은 하고 싶은데 게을러서 운동은 못 하겠더라. 힘든 식단조절도 부담스러워서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선택해 두 달째 실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체중은 8kg이 빠졌다. 배고프지 않으면서 맛있는 고기와 야채, 과일 등 위주로 식사를 하다 보니 별 힘들이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가끔 기운이 없을 때는 단 것을 조금 먹기도 하는데, 얼마 전엔 개인적인 일로 짜증이 난다는 핑계로 초코바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전증 증세가 있어서 극단적으로 많이 힘들게 다이어트하지는 않는다. 가끔 치팅데이도 있다"

B씨가 다이어트하면서 도움을 얻고 있다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서울 동작구에 사는 40대 중반 자영업자 B씨도 요즘 한 달째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서 다이어트 중이다. 혼자서 잘 지켜지지 않을까 봐서 다이어트 관련 모바일 앱을 설치해 도움을 얻고 있다.

"아이를 낳고 일도 계속하고 있는데 중년이 되니 몸이 점점 불어 허리와 무릎까지 자주 아픈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내 몸보다 가족들 위주로 생각하며 살다 보니 앞으로 계속 건강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면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지하게 체중감량을 계획하게 됐다"

그녀는 일단 평소에 많이 먹던 밥 양을 현저히 줄이고, 고기와 채소·과일 위주로 많이 배부르지 않을 정도 적당량만 섭취한다. 운동은 따로 헬스장을 다니지는 않고 틈 나는 대로 맨몸 체조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 오르기, 제자리 뛰기나 스트레칭 등을 한다.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일을 하기 때문에 1시간에 한 번씩은 일부러 일어나서 제자리 뛰기나 무릎을 대고 팔 굽혀 펴기 등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활을 변화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5kg을 감량했다.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물을 자주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진대사 활동이 활발하구나 여기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한다"

그녀는 3달을 목표로 10kg를 뺄 계획이다. 남은 두 달 동안 5kg을 건강하게 더 빼면 결혼 전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한 십 년이 넘게 등에 나던 뾰루지가 다이어트 후 깨끗하게 사라졌다고도 했다. 물을 잘 마시게 되면 몸 안의 노폐물이 함께 배출되면서 피부 트러블이 줄어들고, 수분을 머금어 피부도 변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크게 달라진 것이 가공 식품을 피하고 몸에 좋은 걸 먹으려고 노력하게 되더라. 요즘 노안이 오기 시작해 눈이 침침했는데도 안 챙겨 먹던 눈 영양제도 챙겨 먹는다. 건강한 엄마이자 아내, 딸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가족들도 기뻐하고 만족도가 높다"

몇 년 전 한 커뮤니티에 35세 C씨는 저탄고지 다이어트 성공기를 게시했는데, 90kg에서 77kg까지 뺀 그는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게 아니라 곡물로 섭취하는 것만 줄이고, 술을 줄였다. 체중계로 매일 몸무게를 재고 피드백을 하고, 운동은 따로 시간을 내서 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꾸준히 했다고. 그러다 보니 음식의 식품성분표를 보게 되고, 음료도 당이 적은 것을 먹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 몸의 변화

이렇게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다이어트의 최대 장점은 그 전과 다르게 음식을 적당량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 더 이상 먹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고, 지방은 분해되고 배가 꺼지는데 속도가 느리다. 뇌가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 하는 식욕억제 호르몬, 렙틴(Leptin)이 나오게 되는 것도 있겠지만, 천천히 오래 씹고,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 채소와 과일을 단백질과 함께 먹는 식습관도 중요하겠다.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에서 비만 발달의 동적 단계(지방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호르몬에는 성 스테로이드와 코티솔이 있다. 과당은 포도당과 무관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통해 간에서 새로운 지방 생성을 촉진하고 장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빨간색 실선 화살표는 중심 인과 경로의 순차적 단계를 나타낸다.) /'탄수화물-인슐린 모델: 비만 대유행에 대한 생리학적 관점' 연구그림

최근 미국 임상 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 '탄수화물-인슐린 모델: 비만 대유행에 대한 생리학적 관점'에서 연구자들은 에너지 균형 모델의 근본적인 결함을 지적하면서 탄수화물-인슐린이 대체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이 보다 효과적이고 오래 지속되는 체중 관리 전략을 제시한다는 것. 

이들은 과식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당이 많은 식품, 가공되고 빠르게 소화되는 탄수화물의 과도한 소비가 현대적인 식이 패턴을 비만으로 가게 한다는 것이다. 

비만은 심장병과 뇌졸중, 당뇨병 등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게 한다. 보통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섭취하는 음식의 칼로리를 줄이고, 신체 활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늘리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에너지 균형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맛 좋고, 저렴하기 까지 한 가공 식품으로 둘러싸여 있어 우리 몸이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기 쉽다. 이러한 음식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호르몬 반응을 일으켜 지방 저장, 체중 증가, 비만을 유발한다.

고도로 가공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신체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한다. 지방 세포가 더 많은 칼로리를 저장하도록 신호를 보내고 근육과 기타 대사 활성 조직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칼로리를 줄인다. 뇌는 신체가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고픔을 느끼게 되며, 신진대사가 느려질 수도 있다. 과도한 지방을 섭취한다고 해도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도 있다.

건강한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먹는 음식이 호르몬과 신진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해야 한다. 배고프게 덜 먹는 다이어트 대신 빠르게 소화가 가능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면 체지방을 저장하려는 근본적인 욕구가 줄어들게 되며 배고픔과의 투쟁을 덜 하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부작용은?

몇 년 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평균 수명을 최대 4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미국 보스턴 브링햄 여성병원 연구에 따르면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부족한 열량을 육류나 유제품으로 보충하는 경향을 보여 기대수명이 저하될 수 있다.

채소와 과일뿐만 아니라 감자, 빵, 쌀, 파스타, 곡물 등이 그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대신 고기와 치즈를 더 많이 섭취했을 때 사망 위험률이 높아지며, 식물 단백질과 지방으로 대체했을 때 오히려 사망 위험률을 약간 줄인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섭취해야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나이 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심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심방세동 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두통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에 기여하는 탄수화물이 줄어들면 이유 없는 짜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몸에 좋은 탄수화물 섭취와 생활 속의 운동 /사진=픽사베이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통곡물, 채소, 과일 등을 통해 섭취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통해 포만감을 채우면 건강한 탄수화물 섭취하기가 가능하다.

B씨는 저탄수화물 식단과 생활 속 운동을 겸하는 다이어트가 만족스럽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변비다.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는 매일 대변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3일에 한 번 정도라고 했다. 앞으로 남은 다이어트 일정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챙겨 먹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은 무리하게 배고픈 다이어트가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들로 적당량을 섭취하면서 생활 속에서 간단한 운동을 자주 하고,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몸의 변화를 느끼는 긍정적인 생활의 전환은 그냥 체중감량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중년의 다이어트는 삶의 길목에서 한 번쯤 나의 건강과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지도 모른다. 바빠서 여태 내 몸 생각 못하고 그저 달려오기만 했던 당신. 이제 앞으로 건강하게 가족들과 함께 계속 꾸려갈 행복을 꿈꾸며 달려가야 할 인생을 위해서. 잠깐 나의 몸을 점검하고, 사랑해줄 건강한 체중감량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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