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 과정의 다양한 유독가스는 치명적인 사고의 원인
최근 황화수소에서 수소 연료를 추출하는 공정 발견
초기 단계지만 상용화를 통한 연료 생산 및 환경개선 기대

지난해 4월 부산 하수도 공사현장 맨홀 관로, 인부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4월 부산 하수도 공사현장 맨홀 관로, 인부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CG

하수도는 악취와 유독가스의 대명사로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기피시설 중에 하나다. 간혹 인명사고도 벌어지는데, 지난해 4월 부산 하수도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유독가스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가 하면 2019년에는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지하 공중 화장실에서 여고생이 황화수소에 중독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하수도를 포함한 폐수처리 과정에서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등 다양한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특히 황화수소는 맹독인 사이안화수소(hydrogen cyanide, 일명 청산)보다 독성이 강하며, 혈액 효소와 반응해서 세포호흡을 방해한다. 흡입하기만 해도 질식할 수 있으며 폐의 마비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화장실과 같은 좁은 곳에서는 사망에 이르기 쉽다.

황화수소의 생리학·병리학적 영향 /Nature Portfolio 'Hydrogen sulfide and translational medicine' 갈무리

최근 오하이오 대학에서는 황화수소(hydrogen sulfide)를 수소 연료로 전환하는 화학 공정을 발견한 것이 주목된다.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ACS Sustainable Chemical & Engineering'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SULGEN 공정'을 통해 황화수소를 수소 연료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방식은 이는 이 연구팀이 다른 과정에서 진행했던 기술인 화학적 순환(chemical looping), 즉 고압 원자로에 금속 산화물 입자를 추가해서 공기와 연료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연료를 연소시키는 것으로 이를 황화수소에 적용한 것이다. 이전 화학적 루핑은 석탄과 셰일 가스에 산화철을 활용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했다면, 이번 SULGEN 공정에는 황화철과 소량의 몰리브덴(molybdenum)을 주입해서 황화수소(H2S)를 수소(H2) 연료와 황(S)으로 분류를 하는 것이다.

SULGEN 공정 개념도 /ACS Publications 갈무리
SULGEN 공정 개념도 /ACS Publications 갈무리

연구의 주 저자 칼리아나 장암(Kalyani Jangam)은 "우리 연구가 현존하는 수소 연료 생산기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분해 과정을 조정해가며 가치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숨기지는 않았다. 또한, 연구자들 모두 초기 단계임을 인정하지만 유독가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력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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