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복합소재 기반 세계 최고 수준 전자파 차폐율 기록
미세한 압력 차이도 감지, 압력 센서 기능 부여 가능
전자파 노출 많은 환경의 전자기기, 전기자동차 등 활용 예상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유연성이 좋은 전자파 차폐 소재 [사진 제공=ETRI]
최근 전기/전자 제품의 다기능, 소형화 및 정보통신 기기의 발전으로 일상생활에서 전자기파 공해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다양한 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전자파 차폐 기술은 일렉트로닉스 산업의 핵심 기술 분야로 떠오르고 있으나, 차폐 재료의 성능, 적용성, 비용 등에 있어서 여전히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복합소재를 이용해 통신, 전기, 전자기기서 나오는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그래핀 복합소재에 2차원 전이금속 카바이드(Transition Metal Carbide)인 `멕신(MXene)을 첨가시켜 전기전도도가 높으면서도 매우 가벼운 전자파 차폐 소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한국전자통신연구원(韓國電子通信硏究院, Electronics and Telecom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은 1976년 12월 30일 KIST 부설 한국전자기술연구소(KIET)와 한국전기기기시험연구소(KERTI)를 모태로 하고 있으며, 이들 두 연구소와 1977년 설립된 한국통신기술연구소(KTRI)를 통합, 1985년 3월에 정보통신 전문 연구기관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발족하였으며, 연구원 영문약자인 ETRI 또는 에트리로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 차폐 소재는 전자파 차폐 효율 82㏈, 전자파 차폐율 99.9999994%를 기록, 나노복합소재 사용군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 확인됐다.
특히 압력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저항 정도를 고성능으로 감지할 수 있어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로 전자파 노출이 많거나 집약도가 높은 전자 및 의료기기, 자동차 전장부품, 웨어러블 스마트 제품, 로봇 등 여러분야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 탐반누엔 UST 박사과정 학생이 전도성 나노 소재를 유연 플라스틱 기판 위에 스프레이 코팅하는 모습[사진 제공=ETRI]
기존에는 주로 구리(Cu)와 같은 금속을 이용해 전자파 차폐 소재를 개발했으나 금속 재료는 무겁고 가공도 어렵다. 반면 새로운 소재인 그래핀을 활용한 전자파 차단 연구에서는 금속보다 낮은 전기전도도가 문제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그래핀-고분자 복합소재에 멕신의 한 종류인 티타늄 카바이드(Ti3C2)를 첨가해 높은 전기 전도도를 지니면서도 매우 가벼운 특성을 지니도록 했다.
이 소재는 유연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금속재료보다 제조가 쉬워 필름이나 코팅으로 상용제품을 양산하는데도 유리하다.
또한 다공성(多孔性) 구조를 가지는 그래핀·고분자 복합소재로 이뤄졌기 때문에 외부 압력에 따른 구조 변형에 의한 저항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파 차폐 소재의 탄성 및 유연성을 시험하고 있는 모습
(좌측부터 민복기 박사 후 연구원, 탐반누엔 박사과정 학생, 최춘기 책임 연구원)[사진 출처=뉴시스]
ETRI ICT창의연구소 신소자연구실 최춘기 박사는 "이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파 차폐 성능을 가짐과 동시에 외부의 작은 압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센서 기능, 면상발열체 등 다기능을 포함하고 있다"며 "필름 제조나 코팅이 가능해 전자 및 의료기기,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용 스킨 등 전자파 노출 환경에 적합한 차폐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과 관련해 국내·외에 특허출원을 냈으며 전자기기, 전자소재 및 전자파 차폐 관련 업체 등에 바로 기술이전이 가능해 2년 내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