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통제 능력을 관찰하는 '마시멜로 테스트'
창의력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적시성을 보는 '마시멜로 챌린지'
고대 이집트에 기원이 있는 마시멜로, '지구 한 바퀴'론은 거짓

마시멜로 /사진=픽사베이

'마시멜로 테스트'는 심리학자 월터 미셸(Walter Mischel) 박사가 창안하고 1960년대 후반 스탠퍼드대학교 부설 유아원에서 시작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마시멜로를 눈앞에 두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15분 뒤에 1개의 마시멜로를 더 주기로 약속하고 지켜보는 실험이다. 이는 자제력과 의지력 같은 자기통제 능력을 관찰하는 대표적인 실험으로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마시멜로 테스트 /Skeptical Science 갈무리

테스트에서 더 오래 기다린 아이들이 자제력과 집중도가 높은 경향이 있었으며, 추적 결과 미국의 수학 능력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SAT에서도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높은 교육 수준과 낮은 체질량지수,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며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여기에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차이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실험을 설계한 월터 미셸 박사는 실험 결과 못지않게 자제력이 후천적 노력으로 키워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훈련과 교육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이 실험의 의미가 단지 아이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뼈 있는 화두도 생각해 봄직하다.

디자이너 피터 스킬맨(Peter Skillman)이 처음 제안한 '마시멜로 챌린지'는 일종의 게임이다. 4명이 한 팀을 이루어 파스타 20가닥, 테이프, 실, 마시멜로 1개를 가지고 18분 내에 가장 높은 탑을 쌓는 것을 겨루는 것으로 마시멜로는 반드시 탑의 맨 위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TED 'Build a tower, build a team' (Tom Wujec) 유튜브 영상 캡처

폭넓은 연령대를 기반으로 기업 관리자, 대학원생, 기술자 등 다양한 집단이 참여한 수많았던 게임에서 주로 가장 높게 쌓는 그룹은 유치원생들이었다. 대부분의 어른 조직들은 계획을 짜고 체계를 잡는데 많은 논쟁과 이견으로 시간을 소비했지만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창의성 못지않게 중요한 실행에 옮기는 창의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적시성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통해 한국 탁구의 미래로 자리 잡은 신유빈 선수의 인터뷰에서 소환된 마시멜로도 화제였다. 경기 승리 후 가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엄마 아빠 한국 가면 마시멜로 구워 먹자"라고 말하는 모습에 응원하는 국민들을 미소 짓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캠핑 문화가 자리 잡은 이후로 마시멜로 소비가 많이 늘고 있는데, 사실 마시멜로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까지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허브의 일종인 '약촉규(영문명 : Marshmellow, 학명 : Althaea officinalis)'의 뿌리에서 수액을 추출해서 마시멜로를 만들어 먹은 것을 그 시작으로 본다. 과거에는 의사들이 기침이나 인후염 및 위궤양을 치료하는데 처방하기도 할 만큼 항균·항염증 효과를 인정기도 했다. 지금의 형태는 1850년대에 프랑스 제과업자들이 설탕과 달걀 등을 섞어 만들면서 자리 잡게 되었고, 허브 뿌리 대신 동물성 젤라틴을 활용하는가 하면 비건 마시멜로의 등장 등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Althaea officinalis 뿌리(인후통을 위한 마시멜로 차) /Earth to Kathy 갈무리

마시멜로에 대한 큰 오해 중에 하나가 '지구 한 바퀴'론이다. 섭취한 마시멜로는 지구를 한 바퀴 돌아도 빠지지 않는다며 다이어트의 엄청난 적으로 꼽히는 괴담인데 이는 물론 사실이 아니다. 마시멜로는 100g에 약 320kcal로 칼로리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이것은 시중에 파는 마시멜로 한 봉지를 혼자 다 먹었을 경우로 어느 정도의 운동으로 충분히 소비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당이 높은 것은 확실하므로 관련 질병이 있는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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