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립종 알갱이 속 수분과 가루녹말이 터져 나와 팝콘으로
열과 압력을 이용한 강냉이와는 원리와 모양이 달라
집콕족의 증가로 팝콘의 인기는 급상승 중

팝콘 /사진=픽사베이

옥수수 제철은 7~9월로 지금이 한창이다.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 작물에 속하는 옥수수는 풍부한 탄수화물과 식이섬유, 단백질과 함께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도 들어있어 맛과 영양이 돋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옥수수의 배(씨눈)에 많은 지방은 짜서 기름으로 활용될 만큼 다방면의 효용가치가 높은 작물이다.

옥수수의 품종은 경립종, 연립종, 마치종, 감미종, 폭립종 및 나종(납질종)으로 나뉜다. 여기서 마치종은 사료, 전분 및 식용유 제조에 활용이 되고 감미종과 나종이 간식과 통조림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우리가 간식으로 즐겨먹는 찰옥수수가 나종에 속한다. 그리고 팝콘은 폭립종만을 원료로 한다.

팝콘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굉장히 단순하다. 폭립종 옥수수 알갱이에 열을 가하면 쉽게 만들어지는데, 배와 배젖 사이에 수분과 부드러운 가루녹말이 들어있어 열을 가하면 팽창하다가 표면의 단단한 굳음녹말을 터뜨리며 나와 팝콘으로 변하는 것이다. 알갱이의 내부 온도가 약 200℃ 이상이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알갱이 내부에 수분이 있을 수가 있는 것은 표면의 단단한 굳음녹말 덕분이다. 알갱이가 열을 받으면 내부의 가루녹말이 끈적해지고 수분도 뜨거워지며 기체화되는데 이때 내부의 압력은 급격하게 올라가게 된다. 결국 표면에 압박이 가해지고 갈라지는 부분이 생기면 여기를 통해 기체 분자와 녹말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터져 나온 녹말은 외부의 압력과 같아질 때까지 팽창하게 되어 우리가 보는 뒤집힌듯한 모양의 팝콘이 되는 것이다.

강냉이는 이와 다르다. 나종으로 만드는 강냉이는 열과 압력을 동시에 가하다가 압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옥수수 알갱이 속의 수분과 녹말이 팽창하고 연약한 표면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며 구멍이 많은 스펀지같이 부풀어 오른 것이 강냉이다.

팝콘은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메뉴지만 고고학자들은 그 시작을 굉장히 길게 보고 있다. 1948년경에 뉴멕시코의 한 동굴에서 팝콘의 흔적이 발견되었고,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최소 5000년 이상 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초의 상업용 팝콘 기계는 찰스 크레토스(Charles Cretor)가 설립한 C. Cretors & Company에서 1885년에 선보였다. 이후 증기를 활용해서 이동 중에도 팝콘을 만들 수 있는 기계는 1893년, 말이 이끄는 팝콘 마차는 1900년대 초에 선보이기도 했다.

박물관 아티팩트: 크레터스 팝콘 마차 증기 엔진, 1908, 팝콘 상자, 1920년대
1890년대 밤베르거 옷가게 밖에서 사용되고 있는 팝콘 기계 'No. 1 Wagon'  /Made in Chicago Museum 갈무리

한편, 극장 수요의 급감으로 팝콘의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팝콘은 선방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족이 늘어나며 집에서 즐기는 영화, 드라마를 포함한 OTT 수요가 늘어 편의점 팝콘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업체 CU의 올해 상반기 팝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6%가 증가했는가 하면, 세븐일레븐 역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 7월 12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팝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기존의 팝콘보다 5배 이상인 400~500g의 대용량 제품들도 출시되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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