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고, 누군가는 갑각류 알레르기로 먹는 것에 제한이 있는가 하면 알레르기로 인해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빈도나 경중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알레르기.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고충을 주는 특이한 알레르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라텍스 알레르기(Latex allergy)

천연고무 라텍스에서 발견되는 특정 단백질에 의한 반응으로 몸이 라텍스를 유해 물질로 착각하면서 발현된다. 보통 장갑이나 풍선 같은 라텍스 고무 제품을 만진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장갑을 벗을 때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라텍스 입자를 흡입하게 돼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지거나 흡입한 정도에 따라 증상은 다르지만 가벼운 증상으로는 가려움과 피부 홍조, 두드러기, 발진 등이 생기고 이보다 심할 경우 재채기, 콧물, 호흡곤란, 기침 등이 생긴다. 드물게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반응이 나올 수 있는데 호흡곤란, 두드러기, 구토, 현기증, 혈압 강하, 착란 등이 나타나며 심각할 경우 사망까지 갈 수 있으므로 빠르게 병원으로 가야 한다.

라텍스 장갑이나 천연 고무 라텍스가 함유된 제품에 노출된 작업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OSH Academy 갈무리

척추 이분증이 있는 사람, 의료종사자, 여러 차례 수술에 노출된 환자, 고무 산업 노동자 등은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느 사람들은 라텍스와 동일한 알레르겐(Allergen,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항원)이 있는 아보카도, 바나나, 밤나무, 키위 등에도 알레르기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 수성 두드러기(Aquagenic urticaria)

물을 마실 수는 있지만 피부에 닿으면 안 되는 매우 당황스러운 알레르기다. 비와 눈, 물뿐만 아니라 눈물, 땀, 침 등에도 반응을 일으키며 습도가 높은 날도 증상이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50여 건의 사례만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

여성·사춘기를 전후로 한 사람에게서 주로 발견되는데, 물에 용해된 물질과 피부와의 반응으로 추측할 뿐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주요 증상으로는 두드러기, 발진, 가려움으로 항히스타민제 복용 외에는 아직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

◆ 햇빛 알레르기(Sun allergy)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우리 몸의 비만세포(mast cells)가 히스타민(histamine)을 방출해서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다. 심하지 않을 경우 햇빛을 피하면 나아지지만 재발이 잦고 성인이 된 후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비만세포(왼쪽)와 히스타민 화학구조(오른쪽) /사진=Kauczuk, 건강정보 WebMD 알레르기 영상 캡처

주요 증상으로는 가려움과 물집, 발진이 대표적이지만 메스꺼움과 어지러움도 동반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 복용과 자외선 차단제, 스테로이드 크림을 활용하여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영구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지만 간혹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한다. 체온이 상승하며 발생하는 콜린성 두드러기(Cholinergic urticaria)와 혼동하기 쉬운데 구분해서 대응해야 한다.

◆ 바퀴벌레 알레르기(Allergies to cockroaches)

바퀴벌레는 보기에도 흉하지만 알레르기의 유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바퀴벌레의 침, 배설물, 떨어져 나간 신체 일부분 등이 사람에게 천식과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미국의 해충관리협회(National Pest Management Association)는 미국 가정의 63%가 바퀴벌레 알레르겐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국 가정의 63%는 바퀴벌레의 침, 배설물, 부패한 몸에서 나오는 알레르겐을 함유하고 있다/ 이미지=Rose Pest Solutions Corporate 갈무리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침, 코막힘, 피부발진, 축농증 등인데 유사한 증상의 계절성 알레르기보다 더 길게 지속되고 만성적이라고 느껴지면 피부단자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치료제나 처방약도 좋지만 집에 있을지 모를 바퀴벌레 및 곤충들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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